금융권 대출에 있어서 연대보증 폐지와 도덕적 해이

금융권 대출에 있어서 연대보증 폐지와 도덕적 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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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주위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씀 중에 “보증은 절대 서지 마라”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증이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그 채무자를 대신하여 채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연대보증이란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때 그 보증인이 주채무자에게 먼저 청구하라는 주장을 할 수 없는 보증으로, 결국 본인은 돈을 빌리지 않았지만 남의 돈을 고스란히 갚아야 하는 제도입니다.

 

민법 제437조(보증인의 최고, 검색의 항변)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한 때에는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변제자력이 있는 사실 및 그 집행이 용이할 것을 증명하여 먼저 주채무자에게 청구할 것과 그 재산에 대하여 집행할 것을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위와 같은 연대보증은 일반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자가 금융기관에 회사 명의로 대출할 때 많이 이용하는 제도입니다. 금융기관이 나중에 채무자인 회사가 망할 것을 대비하여 그 회사의 대표자에게 연대보증을 들도록 요구하고, 대표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연대보증제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작년 4월부터 기업대출을 할 때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창업을 활성화시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창업 초창기에 대표자들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기조 아래에서 이루어진 조치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실한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자가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기업대출을 받은 뒤 대출금을 경영과 관련된 일에 쓰지 않고 개인적인 일에 쓰거나, 악의적으로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심리로 방만하게 기업을 운영하여 결국 위 대출금을 갚을 수 없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도덕적 해이 발생 우려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은 회사 대표를 ‘관련인’으로 신용정보망에 등록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회사 대표자들의 책임 있는 회사 운영을 강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간접적인 강제보다는 연대보증은 인정하되 그 범위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회사 대표의 책임 있는 경영과 창업지원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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