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일, 01월 22일

친권자의 징계권에 관한 민법규정 개정 추진

친권자의 징계권에 관한 민법규정 개정 추진

Photo by Mohamed Hassan on Pxhere

최근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는 자녀가 늘어나고, 과거와 달리 부모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체벌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정부가 25일 부모의 아이에 대한 징계권을 규정한 민법 제915조의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혀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 및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고, 자녀가 어디에서 거주할지에 대한 권리도 있습니다. 또한 자녀소유의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권리도 보유하고, 자녀의 보호 또는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 징계권에 과도한 폭행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가 있을 수 있고, 그러한 폭력은 친권자의 훈육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정부는 위와 같은 개정을 추진하는 것 같습니다. 

한편, 현 민법규정에 의하더라도 과도한 폭행은 부모의 자녀 징계권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대법원도 친권자가 자녀에게 야구방망이로 때릴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죽여 버린다.”라고 말한 사례에서 ‘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고(민법 제913조)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기는 하지만(민법 제915조) 인격의 건전한 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행사 되어야 만 할 것인데, 스스로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야구방망이로 때릴 듯이 피해자에게 "죽여 버린다."고 말하여 협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피해자의 인격 성장에 장해를 가져올 우려가 커서 이를 교양권의 행사라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판시함으로써 부모의 무제한적인 징계권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6468 판결 참조).

이처럼 부모가 민법에 규정된 징계권을 빌미로 자녀를 쓸데없이 때리거나 과도한 폭행을 하여 학대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민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현재 법이 허용한 체벌과 학대의 명확한 경계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부모가 자녀에게 꿀밤 또는 회초리 한 대 정도 때리는 것을 학대라고 생각할 수 있고, 이는 부모가 자녀를 훈육하는 데 있어서 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자녀에 대한 양육의 권리가 제한받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된 뒤에 개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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