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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10월 26일

강간무혐의임에도 무고죄가 무죄?

강간무혐의임에도 무고죄가 무죄?

사진=pixabay

지난 17일 강간으로 고소당한 피의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고소인의 무고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무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법적 논리나 국민법감정을 적용해보면 아무래도 둘 중 하나의 처분 또는 판결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A는 B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로서 B와 14회 걸쳐 간음한 사실이 있습니다. B는 이를 강제에 의해 이루어졌다며 A를 강간으로 고소하였습니다. 이후 수사가 진행되면서 B는 첫 범행 날짜를 번복하거나 A와B 사이에 호의적으로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되자 강제로 간음하였다는 말을 길들이기 수법인 ‘그루밍’ 성범죄라고 바꾸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검찰은 간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B의 강간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B는 A가 B의 부인으로부터 내연관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당하자 거짓으로 강간이라고 하였다면 무고죄로 고소하게 된 것입니다.

형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2심 재판부는 A와 B의 관계에서 어떠한 강제력이나 억압이 개입되었다는 정황을 찾아 볼 수 없다며 A의 무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의 강간 피해 주장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정황을 과장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고소의 근거가 된 상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며 신고 사실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서 신고 사실을 허위로 단정해 무고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A가 강간으로 고소한 사실이 명백하게 허위라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고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위 사례에서 B가 A의 지도교수라는 점을 참작하여 둘 사이의 간음행위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례는 국가기관인 검찰과 법원이 하나의 사실을 두고 서로 다르게 판단한 것으로 보여져 일반 국민의 눈에는 일관성이 없는 판결이라고 비쳐질 수 있습니다. 검찰은 강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본 반면 대법원은 강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A와 B는 서로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어떠한 위력도 보이지 않았으며, A가 간음 이후에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법적인 조치를 취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것은 B가 강제로 간음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것이기에 대법원의 판단이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 대법원이 위 사건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논리에 따르면 극단적으로 볼 때 앞으로 선생과 제자, 상급자와 하급자가 연인이 되어 관계를 가질 경우 언제든지 제자나 하급자인 여자가 강간으로 고소할 여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이 최근 여성의 인권을 위해 강간죄의 성립요건을 과거보다 완화하여 해석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성인지 감수성’ 개념을 도입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서라도 국가의 법체계를 뒤흔들 정도로 이를 적용하여서는 안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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