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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09월 18일

성관계 자체를 속이지 않아도 위계에 의한 간음죄

성관계 자체를 속이지 않아도 위계에 의한 간음죄

사진=pixabay

최근 아동 청소년을 속여 성관계를 하는데 있어 동의를 하게 하고, 실제 미성년자와 간음하였다면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존 대법원은 위계에 의한 간음죄에서 규정한 위계는 성관계 자체에 대한 오인 착각 부지를 말하는 것이지, 다른 조건이나 동기에 관한 착오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었는데 이를 변경한 것입니다.

사례

A는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생’이라고 속인 채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미성년자인 B를 온라인 상으로 사귀었습니다. A는 자신이 아는 선배와 B가 성관계를 하면 헤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 B를 속였고, B는 A와 헤어지기 싫어 어쩔 수 없이 아는 선배 행세를 하는 ‘A’와 성관계를 하게 되었습니다.

형법

제302조(미성년자 등에 대한 간음)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에 대해 1, 2심에서는 B가 A를 좋아하는 마음에 A의 요구대로 그 선배 행세를 한 A와 성관계를 맺었고, 성관계 자체에 대한 오인이 없었기 때문에 A에게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며, "위계에 의한 간음죄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 능력은 나이, 성장과정, 환경, 지능 내지 정신기능 장애의 정도 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간음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위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B양은 A씨에게 속아 성관계를 한 것"이라며 "B양이 오인한 상황은 간음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된 것으로, 이를 자발적이고 진지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기존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성관계 자체에 대한 오인이 있는 경우에만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기 때문에 실제 위 죄가 성립하는 범위가 좁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성관계에 대한 오인이란 예를 들어 실질은 성관계이지만 미성년자가 이를 성관계로 인식하지 못하고 놀이나 게임이라고 인식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입니다. 사실 아무리 미성년자라고 하더라도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되면 성관계와 그렇지 않은 행위를 충분히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대법원의 입장을 견지하는 경우 위계에 의한 간음죄는 거의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위계에 의한 간음죄를 처벌하도록 한 입법 취지가 미성년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인 것을 감안하면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적절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 님에 의해 2020-09-07 16:44:42 칼럼 에서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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