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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1월 26일

일할 공간이 없다, 재택근무 압박에 '사무공간 부족' 신음하는 일본 국민

일할 공간이 없다, 재택근무 압박에 '사무공간 부족' 신음하는 일본 국민

코로나19후 일본의 거리 모습 /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포픽=윤홍기 기자] 일본에서 코로나19의 전염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일본 정부는 기업에 감염 방지를 위한 재택근무 등을 재차 요청하고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경제단체에 텔레워크(IT 장비를 활용한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나 시차출근과 함께 몸 상태가 안 좋은 직원은 출근시키지 않도록 하는 등의 감염 방지 대책을 철저히 하도록 재차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책 주무 장관인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대해서 "60대 이상의 감염 확산과 중증자 수, 의료제공 체제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의료제공 체제의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휴업 요청과 외출 자제 등을 골자로 한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70~80% 줄이기 위해 기업에 재택근무를 요청했었다.

집에서 일할 공간도 마땅치 않은 일본 국민

한 직장인의 재택근무 모습 / 사진=위키피디아

일본 이바라키현 모리야시에 사는 한 IT 업체 직원은 요즘 승용차 안에 컴퓨터와 프린터 등 사무기기를 설치하여 회사 업무를 보고 있다. 집안에 따로 사무공간이 없는 그에게는 제일 나은 선택이다. 부모와 아내, 자녀 등 3대가 같이 사는 7인 가족을 이끄는 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3월 이후 도쿄도 시부야구에 있는 회사에 나가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초기에는 거실에서 일했지만, 가족들이 자꾸 말을 시키는 등 집중이 잘 안 돼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 얼마 후에는 대학생 딸이 온라인 강의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그나마 있던 거실 공간마저 딸에게 양보하고 바깥 승용차로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그는 “나처럼 집 안에 서재와 같은 재택근무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원격근무가 확산하면서 집 안에 마땅한 공간이나 설비가 없어 곤란을 겪는 ‘원격근무 유랑족’들이 일본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재택근무로 인해 집을 옮기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도쿄 시나가와구에 사는 한 회사원은 얼마 전 방음이 잘되는 아파트로 집을 옮겼다. 

재택근무를 시작한 뒤 옆집에서 들려오는 기타 연주 소리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반대로 옆집에서는 그의 전화 통화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불만이 들어왔다. 카페로 옮겨 보기도 했지만, 실내소음 등으로 업무상 통화는 힘들었다. 그래서 찾은 답이 결국 이사였다.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종업원 500명 이상 기업 정규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22%였던 재택근무 시행률은 5월 말에는 54%로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재택근무자의 절반가량은 회사에 나갈 때보다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15분에 2,800원, 현실적인 사무공간 대여 서비스

원격근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실은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되고 있다. 사무기기 메이커인 후지제록스는 지난 2월 주요 전철 역사를 중심으로 ‘코코 데스크’라는 이름의 박스형 독실 사무공간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로 1.3m, 세로 1.0m, 높이 2.1m의 박스 안에 책상, 의자, 전원, 와이파이, 에어컨, 모니터 등이 마련돼 있으며 이용료는 15분에 250엔(약 2,800원)이다. 이용 가능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개인 부스 생산 전문업체 텔레큐브도 1,000대 이상의 박스형 독실 공간을 번화가 전철역과 건물 등에 설치해 같은 내용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본 최대 노래방 체인 ‘빅에코’는 노래 대신 업무를 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오피스박스’ 서비스의 요금을 지난달부터 시간당 500엔으로 내렸다. 커피전문점 체인 툴리스도 지난 6월 개점한 신주쿠 스미토모빌딩점의 95석 중 41석을 원격근무용으로 배정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원격근무 공간을 확보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은 회사가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에 IT 대기업 후지쓰는 월 5,000엔씩 원격근무수당을 해당 직원들에게 주고 있다. 이케조에 히로쿠니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 선임연구원은 “원격근무는 기업이 사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일정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지자체 또한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도쿄도청은 무료로 일할 수 있는 원격근무 공간을 구축했다. 후추, 히가시쿠루메, 구니타치 등 도내 3개 시에 총 2억 7,000만 엔을 들여 ‘도쿄 텔레워크 모델오피스’를 구축, 지난달부터 무료 개방하고 있다.

다미야 가즈오 일본텔레워크협회 전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어디에서든 업무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사람이 늘어난 만큼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을 생활 거점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도야마현이 이달 말 온·오프라인 지역 설명회를 여는 등 원격근무 이주자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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