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10월 30일
금요일, 10월 30일

고래 싸움의 승자는 '미국', 대륙의 화웨이 무너뜨린 퀄컴

고래 싸움의 승자는 '미국', 대륙의 화웨이 무너뜨린 퀄컴

미국 정부의 압박에 화웨이가 백기를 들었다 /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포픽=윤홍기 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가 주력 AP 칩인 기린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7일(현지 시간) 미국 현지 언론은 미국 정부가 부품 공급업체에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하면서 화웨이가 기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조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생산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독자 생산 AP 칩 '기린' 생산 포기한 화웨이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가 지난 7일 열린 중국 정보화 100인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위키피디아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9일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열린 중국 정보화 100인 포럼에서 “미국의 고강도 규제 탓에 9월 15일부터 대표 상품인 기린 AP 칩을 생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가을 출시할 예정인 스마트폰 '메이트40'를 끝으로 이후 기린 AP 칩을 적용한 화웨이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공지능 기반의 반도체 칩도 생산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기린은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칩이다. 중국 기업이 100% 지식재산권을 가진 첫 반도체로, 해외는 물론 대만 기술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체 힘으로 개발한 것이다. 

위청둥 CEO는 “화웨이가 반도체 칩에 수년간 투자 및 연구개발을 해왔는데 반도체 제조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는 투자하지 않았다.”며 “매우 안타깝고, 후회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화웨이의 수익성 측면에서 커다란 손실이라고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매출 손실이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행정부는 각국에 통신장비 등을 공급하는 화웨이가 간첩 행위를 하고 중국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며 전방위로 공격했다. 이후 미국 기업은 물론 유럽을 포함한 동맹국과 협력해 대대적인 화웨이 보이콧을 벌여왔다. 지난 5월 미 상무부는 미국 외 소프트웨어업체와 정보기술 장비 기업에도 화웨이와의 거래 시 당국 허가를 받도록 규제했다. 화웨이의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 공급을 차단해 중국 정부에 타격을 주려는 조치였다.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시놉시스, 카덴스디자인시스템스 등 미국 기업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칩을 설계하고 있다. 생산은 미국 기업 장비를 사용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에 맡겨왔다. 하지만 미국의 규제 강화 이후 TSMC는 5월 15일부터 화웨이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화웨이는 이후 대만의 반도체 칩 제조사인 미디어텍과 협력 강화에 나섰지만, 이 회사 제품은 기존에 TSMC에서 조달하던 ‘맞춤형 반도체’의 기술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 화웨이가 반도체 칩 공급처를 다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라며 “미국의 압박에 백기를 든 셈”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 자체 생산 포기하자 트럼프 설득 나선 퀄컴

퀄컴의 AP칩 / 사진=위키피디아

8일 미국 경제지에 따르면 퀄컴이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이용한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통신용 칩을 화웨이에 판매하기 위한 로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화웨이에 대해 이뤄진 규제로 삼성 등 외국업체에 매년 8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내주게 됐다는 논리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는 것으로 매체는 보도했다.

퀄컴은 "5G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기술과 주도권이 위협을 받게 됐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국가 이익에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또 화웨이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할 수 있다면서, 정책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화웨이로서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사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퀄컴은 최근 화웨이와의 특허료 분쟁에서 화해하고, 장기 특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퀄컴은 화웨이와의 계약으로 미지불 특허 사용료와 향후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18억 달러(약 2조1,000억 원)의 합의금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독보적 1위인 퀄컴의 속내

AP 칩 생산업체 시장 점유율 / 그래프=뉴스포픽 윤홍기 기자

사실 화웨이의 AP 칩 시장 점유율은 퀄컴의 3분의 1에 불과할 만큼 AP 칩 시장에서 미국 퀄컴사는 독보적이다. 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전 세계 AP 칩 시장에서 퀄컴은 39.6%의 점유율을 보였다. 애플(19.9%)과 삼성전자(13.1%),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12.9%로 뒤를 이었다. 운영체제(OS)로 아이오에스(iOS)를 쓰는 애플을 제외하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는 스마트폰용 AP 칩 시장은 퀄컴, 삼성, 화웨이 3파전 구도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화웨이의 AP 칩 자체 생산 포기로 12.9%의 점유율이 사실상 삼성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드로이드 AP 칩 시장에서 퀄컴을 제외하면 삼성의 기술이 독보적이다. 화웨이가 자체 AP 칩을 포기하고 해당 물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속 제재로 인해 판매가 어려워진 퀄컴 입장에선 점유율을 50%대로 끌어올릴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퀄컴은 삼성과 화웨이의 출현 이후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자체 생산하는 스마트폰이 없는 만큼 친화적인 판로가 존재하지 않으며 기술 또한 삼성과 화웨이에 따라잡히는 형국이다. 화웨이가 13%의 점유율을 삼성에 통째로 넘기기 일보 직전인 지금 퀄컴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0 Comments

Add Comment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국제발신 스팸문자 中 '도박 스팸' 93.6%

국제발신 스팸문자 中 '도박 스팸' 93.6%

[뉴스포픽=장성호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 혼란과 불안 심리를 악용한 국제발신 스팸문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올해 9월까지 KISA 불법스팸대응센터로 접수된 국...

한국-유럽, 코로나 이후 ICT 표준 방향 모색

한국-유럽, 코로나 이후 ICT 표준 방향 모색

[뉴스포픽=고유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월 13일부터 10월 16일까지 유관기관과 함께 ‘비일상(뉴 노멀) 시대 선도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표준의 역할’을 주제로 ‘글로벌 ICT 표준 콘퍼런스 2020(GISC...

코로나 시대 서비스 산업과 로봇

코로나 시대 서비스 산업과 로봇

[뉴스포픽=장성호 기자] 코로나19가 통제될 무렵 서비스 산업이 어느정도 살아남아 있을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미국의 한 산업 단체에서는 올해 말까지 미 전역 요식업체의 수익 손실이 2,400억 달러에 이...

AI 데이터 품질 표준안, 국내외 표준화 추진

AI 데이터 품질 표준안, 국내외 표준화 추진

[뉴스포픽=김한영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 뉴딜 ‘데이터 댐’의 핵심자원인 인공지능(AI) 데이터 관련 품질의 개념과 범위, 세부 요구사항 등을 정립한 표준안을 추진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이 표준안...

AI 기업 오드컨셉, 자연어처리 분야 최고 권위 학회에 연구 논문 채택

AI 기업 오드컨셉, 자연어처리 분야 최고 권위 학회에 연구 논문 채택

[뉴스포픽=고유미 기자] 오드컨셉(대표 김정태)이 자연어처리 분야의 획기적 연구 성과를 해당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학회에서 공개한다.오드컨셉은 최근 자사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문상환 엔지니어링...

에어아시아, 싱가포르 내 전자지갑 서비스 출시 예정

에어아시아, 싱가포르 내 전자지갑 서비스 출시 예정

[뉴스포픽=문현기 기자]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AirAsia)가 핀테크 자회사 빅페이(BigPay)를 통해 싱가포르 내에 전자지갑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지난 9월 28일 밝혔다. 빅페이는 말레이시아에서 20...

"2023년까지 스마트 랩 시장이 2배 성장할 것"...설리번 보고서

"2023년까지 스마트 랩 시장이 2배 성장할 것"...설리번 보고서

[뉴스포픽=고유미 기자] 28일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이 ‘2020 진단 기관의 혁신을 이끌 스마트 랩(Smart Labs as Key Drivers for the Digital Transformation of Diagnostic Laboratories, 2020)’ 분석 보고서를 ...

한국인공지능협회, 20개 기업과 AI 데이터 구축사업 MOU 체결

한국인공지능협회, 20개 기업과 AI 데이터 구축사업 MOU 체결

[뉴스포픽=김한영 기자] 사단법인 한국인공지능협회(회장 김현철. 이하, 협회)가 서울시의 ‘서울형 뉴딜 일자리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사업’ 주관기관으로 국내 대표적인 인공지능·데이터 기업 20개사와 협약을 ...

글로벌 빅데이터 분석 시장 규모, 2025년 680억9,000만 달러 전망

글로벌 빅데이터 분석 시장 규모, 2025년 680억9,000만 달러 전망

[뉴스포픽=장성호 기자] 빅데이터 분석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지연 시간 단축과 신속한 인사이트 제공이 가능한 엣지 분석 기능을 제공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그...

글로벌 AI 인덱스로 본 한국 AI산업의 현주소

글로벌 AI 인덱스로 본 한국 AI산업의 현주소

[뉴스포픽=김한영 기자] 지난 6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국가와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디지털 뉴딜+그린 뉴딜)’ 계획이 발표되었으나, 정작 IT강국 한국은 인프라․ 특허를 제외하고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