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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10월 30일

거짓말탐지기의 법적 효력

거짓말탐지기의 법적 효력

Photo by Paweł Czerwiński on Unsplash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과 관련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최근 피해자의 진술과 엇갈린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하기 위해 서울시 관계자와 피해자를 대질신문하거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시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위에서 경찰이 밝힌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 거짓말탐지기 수사를 하고 있는데, 학계에서는 과거부터 거짓말탐지기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까지 피의자의 혐의 유무를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거짓말탐지기 수사 도입에 대한 논쟁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란,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범죄사실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피의자가 그 대답을 할 때 나타나는 신체적, 생리적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그 답변의 진실 유무를 판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거짓말탐지기 수사가 인간의 인격을 침해하는 것으로 수사 동의 여부를 불문하고 위법한 수사이고, 거짓말탐지기에 의한 결과를 무조건 적으로 믿을만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피의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인격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검사결과 피의자 진술이 진실이라고 판명되는 경우 수사가 신속하게 종결될 수 있으므로 피의자에게 불리한 것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한편, 우리 대법원은 거짓말탐지기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 거짓말탐지기의 검사 결과에 대하여 사실적 관련성을 가진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첫째로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일정한 심리상태의 변동이 일어나고, 둘째로 그 심리상태의 변동은 반드시 일정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며, 셋째로 그 생리적 반응에 의하여 피검사자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가 정확히 판정될 수 있다는 세 가지 전제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마지막 생리적 반응에 대한 거짓 여부 판정은 거짓말탐지기가 검사에 동의한 피검사자의 생리적 반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이어야 하고, 질문사항의 작성과 검사의 기술 및 방법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검사자가 탐지기의 측정내용을 객관성 있고 정확하게 판독할 능력을 갖춘 경우라야만 그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5도130 판결 참조). 

즉 대법원은 과학적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정확하게 거짓말을 탐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는 한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실질적으로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의 증거능력을 부정하였습니다.

일단,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정확한 지를 어느 누구도 담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신체적 특징으로 인해 진실을 말하더라도 거짓말로 판명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증거능력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수사기관은 다른 증거 확보보다 피의자의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수 있고, 그렇다면 결국 앞으로는 수사기관이나 더 나아가 형사재판 또한 필요가 없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거짓말탐지기 결과만을 보고 유 무죄를 모두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거짓말탐지기 수사는 피의자가 동의한 경우에 한하여 수사기관이 수사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 참조하는 용도로만 사용되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이 게시물은 관리자 님에 의해 2020-09-07 16:44:42 칼럼 에서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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