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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11월 24일

페미니스트의 '지옥' 인도...진정으로 여성 인권 발전이 필요하다

페미니스트의 '지옥' 인도...진정으로 여성 인권 발전이 필요하다

인도 여성 인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포픽=윤홍기 기자] 인도를 찾는 여행객에게도, 자국민 여성들에게도, 인도가 전 세계 중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에는 이견이 없다. 최근 미국의 한 재단이 유엔 회원국 193개국을 대상으로 여성이 겪는 고충에 대해 여성 문제전문가 55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인도가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 1위를 기록했다. 뒤늦게나마 인도 정부가 성범죄에 대한 대응에 나섰으나 뿌리박힌 악습을 뽑기엔 역부족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로 부터 내려온 인도의 여성 차별

인도는 여성을 찬양하면서, 동시에 차별·무시하는 나라다. 인도는 여성혐오(misogyny·여성을 동등한 '인격채'로 여기지 않는 행위. 여성을 이상화함으로써 찬미해 성적 대상화 하거나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행위:이로 인한 여성에 대한 폭력 등이 모두 여성 혐오에 포함된다.)가 사회에 깔려있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만연하다. 또한, 여성을 향한 폭력이 진짜 남성성을 과시하는 방법이라고 여긴다.

인도에서 이처럼 여성 혐오가 만연해진 이유로는, 힌두교를 꼽을 수 있다. 인도는 13억 인구의 약 80%인 10억여 명이 힌두교 신자다. 힌두교라는 종교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은, 대부분 인도인이 여성을 생각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 힌두교에선 무려 3~4억 명의 신을 숭배하는데, 여신 다수도 존재한다. 이중 여신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정숙하고 자애로운 여성상과 강렬한 성적 매력을 가진 여성상이다.

힌두 락슈미 / 사진=위키피디아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신이자 '번성함' '복지' '부와 행운' 등을 상징하는 락슈미의 경우, 전자에 해당한다. 락슈미는 남편인 비슈누의 지배 아래 남편을 주인으로 받들며 충실하게 순종한다. 주로 상층 카스트 부인들이 락슈미를 숭상해 락슈미의 덕목을 그대로 따른다.

반면 빠르바띠, 두르가, 깔리 등의 여신은 적극적이고, 폭력적이며 파괴적이다. 특이한 점은, 이처럼 홀로는 폭력적이며 파괴적인 여신 역시 결혼 이후 통제된 삶 속에서 지낸다는 점이다. 이들은 결혼을 통해 인자한 존재로 전환되며 이 때문에 힌두에선 결혼이 매우 중시되고, 여성의 역할은 결혼 이후 가정에만 한정된다.

조혼이 만연한 인도 '여성은 열등한 존재다'

시위 중인 인도 여성들 / 사진=위키피디아

이에 더해 여성을 '오염 가능성이 있는 열등한 존재'로 보는 이유 또한 힌두교 내에서 결혼이 중시돼온 이유다. 특히 힌두라는 종교적 의례에선 정결함(우월함)과 오염·더러움(열등함)은 구분된다. 이때 월경과 출산 등을 담당하는 여성은 오염이 가능한 열등한 존재로 인식됐다. 이에 따라 여성은 초경이 시작되기 전, 즉 오염되기 전 서둘러 '결혼'이라는 통제수단에 속해야 하는 존재로 여겨왔다.

고대 인도의 법률가들도 여성을 이렇게 바라봤다. 여성은 본래 사악하며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고, 오염 가능성이 있는 열등한 존재이며, 부모의 감시를 피해 임신을 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이다. 이게 마누법전(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 인도의 사상, 제도를 집대성해 정비된 힌두법전)에 "여성의 결혼 적령기는 8~12살이다. 30살 남성은 서둘러 마음에 드는 12살 여자를, 24살 남자는 8살 여자를 취하라. 그렇지 않으면 다르마(의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라는 문구가 실린 이유다.

마누법전의 가르침에 따라 종교를 엄격히 따르는 높은 카스트 층(브라만, 크샤트리아 등의 순서로)을 중심으로 조혼(유아혼)이 성행했다. 낮은 카스트에서는 상대적인 평등이 이뤄지고, 남편과의 역할교환도 이뤄졌지만, 이들의 산스트리트화과정(높은 카스트 모방)을 통해 다른 계층에도 퍼졌다. 인도 전역에서 조혼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1881년 인구 기록에 따르면 벵갈 지역에서 10세 소녀의 14%는 결혼을 했거나 이미 과부였으며, 뭄바이 지역 10세 소녀 10%가 결혼했고, 4.5%는 과부였다. 1921년 인구 기록에 따르면 여성 1,000명 중 14명이 5세 이하에 결혼했고, 111명이 10세 이하에, 437명이 15세 이하에 결혼했다.

조혼 풍습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도 여성 중 20%는 15세 이전에 결혼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조혼 풍습은 젊은 여성들을 죽음으로 이끈다. 지난해 9월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자살하는 여성 중 36.6%가 인도 여성이다.

끊이지 않는 인도의 여성 성폭행 사건, 아니라는 정부

2012년 발생한 버스 집단 성폭행 CCTV / 사진=위키피디아

인도의 여성 인권 문제가 알려진 결정적 사건은 2012년 뉴델리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대생이 집단으로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이다. 이 사건이 국내외로 널리 알려지면서 인도의 ‘안전’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뒤늦게나마 성범죄에 대한 인도 정부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평가도 있다. 안타깝게도 정부 차원에서 집단 성폭행에 대한 최저 형량 강화든 갖가지 조치를 내놓았으나 성범죄는 여전히 범람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비하르주에서는 지난해 소녀가 집단 성폭행에 저항하다가 염산 투척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또한 재작년 12월 뉴델리 여대생 집단 성폭행 사망 6주기 추모 행사가 열린 시기에는 3살짜리 여아가 40대 경비원에게 성폭행당한 일도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인도의 한 모녀가 성폭행에 저항했다가 삭발당한 채 마을을 돌며 망신당한 일도 있었다. 이에 비하르주 경찰은 지난달 27일 강간 미수와 폭행 혐의 등으로 남성 4명을 체포했고 현재 다른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렇듯 인도에서의 성폭행 문제는 잠잠해질 줄을 모르고 있다. 정부가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최근 인도의 주요 주에서 성폭력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2년의 충격적인 사건 이후로 성범죄는 7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이런 와중 지난해 1월 인도 관광부 장관의 발언이 화제가 됐었다. 슈리 알폰스 인도 관광부 장관은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인도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제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인도는 여성이 여행하기 위험한 나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안전한 나라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외신 기자들이 실망스럽다”며 “일부 안 좋은 일이 발생한 것은 인정하지만 과장된 면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죄를 저지른 남성들이 처벌받지 않는 문화로 인해 범죄 차단 시스템이 약해진 이상, 정부의 시책과 법 시행만으로 변화가 일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성년자 강간 사건이 벌어졌지만, 영향력 있는 인사들로부터 외압을 받은 경찰이 증거를 은폐하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에 대한 비난은 최고조에 달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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