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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04월 19일

새로운 냉전의 전조?...미국과 러시아의 천연가스 시장 '마피아 게임'

새로운 냉전의 전조?...미국과 러시아의 천연가스 시장 '마피아 게임'

미국의 노드스트림2 반대 /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포픽=김우현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 천연가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러시아의 악의적인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투자자는 당장 발을 빼지 않으면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라며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견제했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 가스관 사업의 투자자들이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미국의 적대 세력 제재 대응법(CAATSA)’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법 제정 당시에는 과거에 노드스트림2 등에 투자한 기업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나 이 같은 예외를 없앨 방침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2015년 노드스트림 사업 출범 때 투자한 로열더치셸, 우니퍼, 뷘터살 등 유럽 에너지 대기업이 제재 명단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CAATSA는 2017년 미국이 북한, 이란, 러시아 등의 적대 관계에 있는 3국을 제재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2015 러시아 노드스트림2 사업 

러시아는 2015년 노드스트림2 사업을 시작했다. 애초에 작년 말 가스관이 개통될 예정이었으나 완공까지 약 160km를 앞두고 완공률 93%에서 사업이 중단되었다.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스위스 민간기업 올시즈가 공사를 멈추고 철수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문제로 삼고 있는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주도하는 ‘노드스트림2’와 ‘투르크스트림’이다. 노드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1,225km 길이의 가스관으로 수송 규모는 약 550억㎥이며,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기존의 노드스트림1 가스관과 동일하다. 투르크스트림은 러시아에서 터키를 지나 그리스까지 약 930km 정도의 가스관이다.  

노드스트림1과 설치 예정 중인 노드스트림2 경로|사진=뉴스포픽 김우현 기자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독일 등 서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운송하게 될 수 있었을 것이고, 천연가스 수출 규모도 지금의 2배로 늘어났을 것이다. 또한 노드스트림2와 투르크스트림이 모두 가동되면 러시아는 EU 가스 수요의 절반가량을 공급할 수 있다.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려는 유럽국가들은 가스관 건설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외에 독일 우니퍼와 빈샬, 프랑스 엔지, 오스트리아 OMV, 네덜란드 로얄더치쉘 등 5개 기업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미국이 그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시 러시아가 유럽 내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약 70%를 수입하는데, 이 가운데 약 35.5%가 러시아산이다. 러시아는 이를 역내 영햑력 확대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2006년에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은 이후로 유럽과의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가스관을 걸어 잠그는 식으로 위력을 과시해왔다.

러시아의 이러한 행동에 미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의 천연가스관 사업은 사업 프로젝트가 아니며,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높이려는 크렘린의 악의적인 수법이기 때문에 유럽의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위키피디아

미·러의 “EU 천연가스 시장” 싸움 

일각에서는 미국의 압박 이면에는 자국 천연가스를 유럽에 판매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천연가스가 풍부한 미국은 LNG를 유럽에 수출하고 싶어 한다”며 “그래서 유럽의 LNG 수입 다변화 노력도 지지해왔다”고 전한 바 있다. 

노드스트림2와 투크스트림이 완공되면 유럽에 저렴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미국산 천연가스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제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의 수입단가는 가스관을 통해 들여온 것이 선박으로 옮겨온 것보다 싸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서양 횡단 LNG의 경제성은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결정하고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를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한 것도 유럽 내 에너지 패권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 “트럼프 대통령은 NATO 회원국에 노드스트림2 가스관 프로젝트를 계속 지지하면 NATO에서 탈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미국의 제재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의 올시즈 미국의 움직임에 건설을 중단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이번 가스관 건설의 최대 수혜국인 독일은 미국의 제재에 반발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미국이 추가 제재를 하면 유럽연합(EU)과 연합해 보복하겠다”며 미국에 경고했다. 독일 하원 경제위원회는 이달 초 청문회를 열고 “노드스트림2 가스관 사업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는 독일과 유럽의 주권에 대한 심각한 간섭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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