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10월 25일
일요일, 10월 25일

WTO 총장 출마한 한국의 여성 유명희 통상 교섭 본부...세계 최초 아시아 여성 총장 탄생하나?

WTO 총장 출마한 한국의 여성 유명희 통상 교섭 본부...세계 최초 아시아 여성 총장 탄생하나?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 /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포픽=윤홍기 기자] 스위스 제네바 현지에서 현재 8명의 국제 외교·통상부문 전문가들이 국제기구 수장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만약 유 본부장이 당선될 경우 한국 출신은 물론 세계 최초의 여성 WTO 사무총장이 탄생한다. 새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치로 멈춰선 국제 교역의 재개 문제,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 수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164개 회원국을 거느린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유명희(53)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8명이 도전에 나서 16~17일 일반이사회에서 정견을 발표했고, 이튿날부터 두 달가량의 선거운동 캠페인에 들어갔다. “도전이 성공하면 한국 경제에 일대 쾌거다. 승산이 있다고 확신한다.” 정부는 “겸손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강력한 소망을 밝히고 있다.

현 호베르투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돌연 사임으로 인해 이번 선거는 평시의 절차가 아닌 간소화된 절차를 거처 새로운 사무총장이 선출된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오는 8월 31일 자로 물러나겠다는 사임 의사를 밝혔었다. 이에 따라 사무총장 후보는 모두 8명이다.

현재 유 본부장과 ▲헤수스 세아데 WTO 초대 사무차장(멕시코)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나이지리아) ▲하미드 맘두 전 WTO 서비스국 국장(이집트)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주제네바 대사(몰도바) ▲아미나 모하메드 전 WTO 의장(케냐) ▲모하마드 알 투와이즈리 전 경제기획부 장관(사우디아라비아) ▲리엄 폭스 전 국제통상장관(영국) 총 8인이 후보 목록에 등록되어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포부 밝힌 유명희, 그녀는 대체 누구?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 본부장 / 사진=위키피디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유 본부장은 "한국은 세계 7위 수출국이자 자유무역 질서를 지지해온 통상선도국"이라면서 "지금 위기에 처해있는 WTO 교역 질서 및 국제공조체제를 복원·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 국익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높아진 위상과 국격에 걸맞게 국제사회의 요구에 주도적으로 기여해야 할 때가 왔다"며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갖는 장점과 본인의 전문성을 활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WTO는 다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상과 개혁 과제에 있어 주요국간,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의견 대립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며 "중견국인 한국은 바로 이 부분에서 주도적인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WTO는 통상 전문가이자 이해 조정자를 필요로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통상 분야에서의 경험, 지식, 그리고 네트워크를 세계무역기구의 개혁과 복원을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사무총장직에 당선되면 다자무역체제 복원에 힘쓰겠다고도 밝혔다. 

유 본부장은 "국제사회는 갈수록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WTO의 기본원칙도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위기상황에서는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며 "WTO의 협상 기능을 복원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적실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세계무역기구 협정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유 본부장은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하며 공직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첫 번째 여성 통상 전문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 당시 서비스·경쟁분과장을 맡았다.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실 외신대변인을 지냈을 정도로 영어가 유창하며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유 본부장은 2018년 1월 통상교섭실장으로 임명돼 1948년 산업부가 설립된 이래 70년 만에 처음으로 '공무원의 별'이라 불리는 1급 여성 공무원이 됐다.

사무총장 선출에 관여한다는 日, 유명희에 어깃장?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 / 사진=위키피디아

한편, 수출관리 규제를 놓고 한국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은 WTO 사무총장 선출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WTO 사무총장 선출과 관련해 "코로나 대응과 WTO 개혁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다자무역체제의 유지 및 강화를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인지가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 관점에서 일본도 선출 과정에 확실히 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수출관리 규제를 놓고 한·일 간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일본 측 입장을 대변할 인물을 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한국 측 후보인 유 본부장의 입후보에 대한 입장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6일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WTO 사무총장은 주요국 간 이해를 조정하는 자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본이 특정 후보 낙선 캠페인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고, 만장일치로 선출하는 구조에서 일본이 최후의 1표를 쥐고 끝까지 반대할 명분도 별로 없다. 관계자에 따르면 "의견일치가 형성되면 반대하던 국가도 일치된 행동으로 돌아서기 마련"이라며 일본은 "막강한 주먹(영향력)을 행사하며 세계무역기구를 움직여온 미국·유럽연합·중국은 판세를 지켜보기만 하다가 맨 나중에 의견을 표명할 공산이 크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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