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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07월 16일

일과 삶을 분리하지 말고 섞어라... '워라벨'을 넘어서

일과 삶을 분리하지 말고 섞어라... '워라벨'을 넘어서

'악셀 슈프링거 2018' 시상식 중 제프 베이조스의 발언 / 사진=뉴스포픽 윤홍기 기자

[뉴스포픽=윤홍기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2018년 4월 열린 '악셀 슈프링거 2018' 시상식에서 폭탄발언이 나왔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 대세이던 때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는 시상식에서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찾으려고 하지 마라."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것이다. 당시 이 발언때문에 미국에서 그는 워라벨을 반대하는 악덕 기업인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사실 그가 내세운 철학은 워크-라이프 하모니(Work-Life Harmony), 이른바 '워라하'다. 일과 삶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바로 '워라하'다. 일과 삶을 저울에 올려놓고 어떤곳이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지 보고 이를 균형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일과 개인 생활은 하나의 조화로운 원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노동시장에서는 '워라밸'이 유행이었다. 퇴근 후에는 업무 전화를 받지 않고, 일이 개인의 삶을 방해하는 기미가 보이면 일을 그만두기도 한다. 가정과 자신, 즉 삶에 소홀하고 오로지 회사에만 매달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나온 사회 현상이다. 

최근에는 워라밸을 넘어선 '워라블(Work-Life Blending)'을 중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과 삶을 뗄 수 없다고 보는 시각으로, 일과 삶을 적절하게 섞자는 것. 베이조스가 얘기한 '워라하', 삶이 일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워라인(Work-Life Enrichment)'이 모두 비슷한 개념이다.

한 스타트업 업체 대표는 자신을 '워라블사이더(WALBsider)'라고 부른다. 일상에서 워라블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CJ, 메르세데스-벤츠, 컨버스, 위워크 등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다 최근 스타트업 대표가 됐다. 그는 "워라밸 자체가 사실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고 했다.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퇴근하면 일 생각 하지 말고 좀 쉬어.' 그런데 정말 퇴근하면 일 생각 안 하고 살 수 있나요?"

대표는 '워라블사이더'에 대해 "일과 삶을 분리하려고 노력하면서 정신과 육체에 스트레스를 주지 말고, 일과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여행하며 일에 관련된 영감을 얻거나, 서점에서 책을 보며 업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그가 말하는 '워라블'에 해당한다.

베이조스부터 스타트업 업체 대표까지, 모두 자신이 CEO라서 워라블이 가능한 건 아닐까 하지만 스타트업 대표는 "지난 16년간 인턴부터 임원까지 직장인으로서 모든 자리를 다 겪었다"며 "워라블에 대한 중요성은 다양한 직위에서 일했던 실무자로서 드리고 싶은 메시지"라고 말했다.

Work Life Harmony / 사진=위키피디아

실제 '워라밸'의 대표 수호자처럼 여겨졌던 밀레니얼 세대에서도 '워라블'에 동참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책에서는 "'워라밸'은 가고 '워라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에 입사한 A씨는 "일을 잘하지 못하는데, 집에 가서 업무 생각은 잊고 취미 생활에만 몰두한다고 해서 삶이 행복해지지 않더라"고 했다.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B씨도 "워라밸을 추구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일하는 시간은 희생처럼 느껴졌다"며 "업무 시간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진로 심리 전문가인 한 교수는 논문에서 ''워라밸'을 일과 삶 중 하나가 올라가면 하나가 내려와야 하는 대립 구도로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교수는'워라밸의 본질은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데 있다'며 '일과 삶을 대립하는 구도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일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가치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서술했다.

단, '워라블'이 '워커홀릭'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물리적 시간이 기준이 아니라, 일과 삶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얼마나 일치하고 있는가가 기준점이 되는 것'이라며 '일과 삶을 서로 상생하고 도와줄 수 있는 관계로 봐야한다'고 언급했다. 

베이조스는 또한 시상식에서 "가정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행복한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로 출근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직장에서 즐겁게 일한 뒤에는 역시 건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집에 돌아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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