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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07월 13일

태권도 유단자의 발차기는 살인 도구에 해당?

태권도 유단자의 발차기는 살인 도구에 해당?

Photo by Arthur Podzolkin on Unsplash

지난 2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 박상구)가 태권도 4단인 남성들이 클럽에 있던 다른남성과 시비가 붙어 폭행을 하여 피해자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의 피고인들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클럽과 같이 불특정 다수인들이 모인 곳에서 시비가 붙어 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특별히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는 한 폭행치사 또는 상해치사로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위 사건의 경우 어떠한 이유로 살인죄가 인정 되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형법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261조(특수폭행)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60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62조(폭행치사상) 전2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때에는 제257조 내지 제259조의 예에 의한다.

이 사건에서 가장 쟁점이 된 부분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변호인도 피고인들이 폭행의 고의는 있었지만 사전에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공모 하지도 않았고, 폭행하는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태권도 4단의 유단자였고, 폭행 시간이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음에도 피해자가 사망한 것은 피고인들이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급소 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결국 이 사건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공모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폭행 당시에는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들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하고 각 징역 9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예전부터 잘못 알려진 법 상식으로 ‘안경 낀 사람을 때리면 살인미수가 될 수 있다’, ‘격투기 선수나 권투선수의 주먹은 흉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들이 사람을 때리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행위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어떤 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고, 범죄가 발생한 상황 및 가해자와 피해자의 전후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한 후에 결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안경 낀 사람을 때린 것으로 살인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격투기 및 권투 선수의 주먹을 흉기로 인정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무술 유단자나 전문적으로 격투기 등을 배운 사람은 일반 사람들보다 폭행을 함에 있어서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폭행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 일반인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 3명 모두 태권도 4단의 유단자였고, 그들이 단체로 한사람을 폭행을 한다면 피해자가 건장한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폭행에 의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살인죄의 고의를 인정한 이 사건 재판부의 판단은 적절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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