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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04월 19일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일본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일본

일본은 2019년 7월 부터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포픽=윤홍기 기자]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2019년 7월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역풍을 불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으로 여겨지는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핵심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에 타격을 주려고 했으나 한국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안정화를 시도해 원하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

또한 일본의 한국 수출과 관광산업 등은 한국 국민의 이례적인 대응으로 인해 산업 전반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수출 감소와 한국의 불매 운동 등으로 일본 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반도체 원료 수출 제한, 일본업체에 직격탄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등 수출 규제가 강화된 주요 3개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업체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를 들어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가 최근 발표한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실적을 보면 순이익이 전년도보다 18.2% 감소했다. 2018회계연도 1년간 순이익이 84.4% 성장하며 호조를 보였는데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업체는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운용의 수정, 수출규제 강화 등을 배경으로 반도체 액정부문의 수출 판매가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이 업체의 2019년도 고순도불화수소산 생산량은 69,306t으로 전년도(94,100t)보다 26.3% 감소했다. 2015년도부터 2019년도까지는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작년도에 갑자기 하락한 것이다. 

또 다른 불화수소업체는 수출 규제로 인해 한국에 수출을 반년 가까이 제대로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작년 7월부터 한국에 불화수소 수출을 하지 못하다가 12월 14일에서야 일본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 업체의 연간 실적은 아직 나오지는 않았으나 악화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외신은 이 업체의 판매량이 수출규제 강화 전과 비교해 30% 정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례적인 국가적 분노, '노(NO) 제팬' 

NO Japan 로고 / 사진=위키피디아

수출 규제 이후 한국 국민들이 주도한 확산한 불매 운동으로 일본의 다른 산업도 영향을 받았다. 말 그대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격이다.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작년 9월∼올해 2월까지 반년 동안 순이익이 11.9% 감소했다. 이 업체는 올해 1월 보고서에 한국에서 사업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전체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계열사인 지유(GU)는 머지않아 한국 사업을 끝내고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 

일본 식품의 한국 내 판매도 급격히 줄었다.아사히맥주를 판매하는 아사히그룹홀딩스의 작년 순이익은 5.9% 감소했으며 이 업체는 "한국에서 불매 운동의 영향에 의해 수출이 감소한 것"이 실적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아예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업체도 있다. 일본 닛산 자동차는 지난 2005년 3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15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 분쟁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이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은 "잉여 설비와 생산성 낮은 영역을 줄여 연간 약 3,000억 엔의 고정비를 절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한국에서 철수하고 아세안 지역 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그린 관광 대국의 꿈 또한 무너지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한 2019년 7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7.6% 줄었으며 감소율은 8월 48%, 9월 58%, 10월 65.5%로 상승했고 연말까지 월 60%를 넘는 감소율을 유지했다. 올해 초부터는 코로나19가 확산해 일본 정부가 올해 목표한 외국인 여행객 4천만 명은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

수출규제 풀지 않는 이유 "징용 배상 문제"

강제 징용 배상 촉구 시위 / 사진=위키피디아

일본 내에서도 징용 판결 맞대응으로 수출 규제를 택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외신은 칼럼에서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져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업계 세계 최대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생산에 지장이 생기지 않았다"며 "오히려 일본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태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규제를 원상으로 되돌리라는 한국 정부의 최후통첩을 받고서도 "수출관리는 국제적으로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수출관리 당국은 상대국과의 수출관리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일본의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한국 측의 일방적인 대응은 한일 양방이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기로 한 지금까지의 합의문을 무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베 정권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징용 문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법원이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대법원판결에 근거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강제 매각 절차를 재개한 상황에서 대응 카드인 수출 규제를 풀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징용 판결과 수출 규제를 한 묶음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가 피해자 배상 문제를 자체 해결하기 전에 일본이 스스로 수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은 작다"라고 밝혔다. 그는 "징용 판결과 수출 규제가 연동돼 있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인정하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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