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07월 13일
월요일, 07월 13일

부동산 이중저당과 배임죄

부동산 이중저당과 배임죄

Photo by Grant Lemons on Unsplash

최근 부동산 이중저당이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겠다고 한 뒤 돈을 빌리고 다른 제3자에게 근저당을 설정해주는 경우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었던 것인데 이를 변경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법원이 위와 같이 판례를 변경한 이유와 향후 채권자가 취해야 할 자세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A는 2016년 6월 14일 B로부터 18억원을 빌리면서 자신의 아파트에 4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기로 약속하였으나, 이를 어기고 2016년 12월 15일 제3자인 C에게 4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위 사례에서 A가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 자’에 해당하는 지가 쟁점이 되었는데 1, 2심에서는 배임죄가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A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재판부는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행하는 경우처럼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신임관계에 기초해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관계이어야 한다"면서 "저당권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부담하는 저당권설정의무는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해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어 "채무자가 저당권설정의무를 위반해 담보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했더라도 배임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9도14340 판결 참조).

일각에서는 위와 같은 판결에 대해 민사사건에 있어서 형사소송으로의 진입을 최소화하려는 법원의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채권자의 권리 보호가 소홀해 질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 판결 중 일부 대법관도 “저당권설정계약에서 신임관계의 본질은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채권자에게 취득하게 있는데 있다”며 “채무자의 의무는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에 해당하고”라 반대의견을 내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법률적으로 문제되는 부분 중 민사사건이 형사소송과 관련된 부분이 많습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민사소송만으로 권리구제를 받는 것보다 형사소송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사건이 실질적으로 권리 구제가 더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앞으로 저당권을 잡고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는 채무자가 실제 약속한 부분을 이행하였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한 후 금전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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