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일, 07월 16일
목요일, 07월 16일

판데믹으로 변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일상…그 실상은?

판데믹으로 변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일상…그 실상은?

일본 소비 시장은 지금 크게 변하려하고 있다 / 사진=위키피디아

[뉴스포픽=이규빈 기자] 판데믹으로 발생한 국제적 비상사태는 일상 생활의 모습을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특히, 일본에서는 비대면 서비스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 업계, 유통업계 등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 서비스는 ‘뉴노멀’ 서비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영상으로 만나는 온라인 술자리 

최근 일본에서는 지인들과 영상통화로 ‘온라인 술자리’를 갖는 것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적으로 외출 자제 움직임이 확산되는 데다가 사람이 밀집되고 환기가 잘되지 않는 음식점 등에 방문하는 것을 기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선언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 되면서 많은 음식점이 휴업하거나 혹은 영업을 하더라도 주류 판매시간을 오후 7시로 제한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사람들과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나기 힘들어진 일본인들은 하나, 둘 술잔을 들고 핸드폰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ZOOM, SKYPE, LINE 등을 이용해 그룹 영상통화를 켠 채 ‘건배’를 외치는 시대가 온 것이다. 4월부터는 일본 트위터에는 ‘온라인 술자리’, ‘ZOOM 술자리’, ‘LINE 술자리’ 등의 키워드가 빈번히 보이기 시작했으며, 오로지 온라인 술자리를 열기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TAKUNOMI 등)도 등장했다. 

위기의 음식점! 배달과 테이크아웃으로 숨통을 트다

온라인 술자리를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해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기업도 등장했다. 후쿠이시에 위치한 주류회사 '이토주조'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이토주조의 이토 야스하루 사장은 어느 날 거래처 관계자로부터 "같은 장소에 있지 않더라도 친구들과 같은 술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 말에 아이디어를 얻은 이토 사장은 온라인 술자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각각 사케 5종 세트(각 100ml이며, 가격은 배송료 제외 2,500엔)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개시하게 됐다. 

영상 통화용 술 세트 / 사진=이토주조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픽업하는 모바일 오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모바일 오더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오더는 스마트페이 등의 보급율이 높은 한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으나 일본에서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의 외국계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작년부터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식사 시간 등 음식점이 혼잡한 시간대에는 줄을 서야 하는데 모바일 오더의 경우 지정된 시간에 음식을 픽업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타인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점원에게 스마트폰 화면만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지폐를 만지거나 기기에 서명을 할 필요도 없어 감염될 확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중소 규모 음식점을 중심으로 모바일 오더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카칠리’사의 미야노 히로시 사장은 “2월 이후 모바일 오더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수 배로 증가했다”라고 말한다. 미야노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샐러드 전문점 ‘크리스프 샐러드 워크스’(도쿄도 내 15개)의 경우 모바일 오더로 받는 주문이 전체 주문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모바일 오더 / 사진=위키피디아

 

모바일 오더로의 시프트는 유통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형 홈센터 ‘카인즈’는 당초 계획보다 1개월 정도 앞당긴 올해 4월부터 전국의 220개 점포에서 모바일 오더 시스템을 도입했다. 종업원과 방문객의 코로나19 감염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방안이었다. 이로써 이용객은 카인즈의 인터넷 쇼핑몰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상품을 주문한 뒤 지정된 점포의 카운터에서 픽업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필요한 것을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만족감을 내비치고 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움직이지 않고도 집에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편리함은 있지만 배송을 받는 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모바일 오더는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줄이면서도 매장 내에서 머무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언택트' 이코노미가 빠르게 성장할 전망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물건에 손을 대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터치리스 제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타키온’은 페달을 밟는 방식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노터치 문고리’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자사 공장에서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상품화한 결과였다. ‘노터치 문고리’는 현재 타키온의 홈페이지에서 9800엔(세금 별도)에 판매하고 있다. 

터치리스 이코노미의 기술중 한가지인, 'NEC'는 얼굴이 일부 가려져 있는 상태이더라도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한 게이트를 반년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의 얼굴 인식 기능은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는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아서 마스크를 벗기 위해 오염 위험이 있는 손가락으로 입가를 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NEC가 현재 개발 중인 게이트의 경우 마스크, 선글라스 등을 쓰고 있는 상태의 사진을 인공지능이 학습하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 정확도를 높인다. 

무인 안면 익식 스캐너 / 사진=일본 지하철 공사

 

또한 '후지텍'은 올해 4월에 이미 손가락으로 층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는 엘리베이터를 출시했다. 인체를 인식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서 일정 거리에 손만 가져다가 대더라도 가고싶어 하는 층을 인식하는 원리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한 의료 기관, 제약 공장 등에서의 테스트를 거쳐 일반 건물로 판로를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무인 편의점 / 사진=세븐 일레븐 제공

 

지향점 

“코로나 쇼크는 일본 기업과 시장의 상식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이다.”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종사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일본에서는 점원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예의 없는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됐다”라며, “지금 성장하고 있는 (우버이츠와 같은) 온디맨드 배달, 모바일 오더 등이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언택트 기술로 대표되는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계산대에 직원이 상주할 필요가 없는 ‘무인점포’는 생각보다 일찍 실현될 지도 모른다. 실제로 2019년에 세븐일레븐은 NTT 데이터와 협력해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실증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 쇼크로 인해 도카이재무국에서는 일본 중부지역의 경기가 76년 만에 가장 안 좋다고 판단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 도요타 자동차도 '리먼 쇼크 때보다 큰 충격이라며, 2021년 3월기의 영업 이익이 전기 대비 80% 감소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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