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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07월 13일

[여성인권을 위한 투쟁] ② 방글라데시 ‘조혼’ 풍습

[여성인권을 위한 투쟁] ② 방글라데시 ‘조혼’ 풍습

방글라데시의 결혼 / 사진=Pexels

[뉴스포픽=천찬희 기자] “어린이는 특별히 생존과 발달을 위해 다양한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한다.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결정할 때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 문구는 1998년 11월 29일 UN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본원칙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196개국이 이를 준수하기로 하였고, 위 협약에는 전 세계 어린이가 누려야할 권리 등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있다. 바로 어린 나이에 강제로 결혼을 당하는 방글라데시 여자 어린이들이다. ‘유엔인구활동기금’에 의하면 방글라데시 여자 어린이들의 65%가 18세 이전에 결혼을 한다. 방글라데시에서 조혼율이 높은 것은 경제적 및 사회적인 이유 때문이다.

통계 출처=유엔인구활동기금

방글라데시는 최근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나 여전히 가난하고 치안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방글라데시의 일반 가정에서는 딸에게 미래를 위한 지원을 할 여력이 없어 안정적으로 결혼을 빨리 시키는 경향이 있다. 즉, 남성 측 집안의 경제적인 이익을 받거나 조금이나마 식량을 확보하고자 딸을 가진 부모들은 딸이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결혼을 시키는 것이다.

통계 출처=IMF

방글라데시의 대표적인 종교는 이슬람교이다. 이슬람 국가의 특징이 일반적으로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인식도 조혼 문제와 연결된다. 

전 세계적으로 조혼을 허용하는 나라는 없다. 강제조혼은 말이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것이지 실상은 성적 학대이다. 어린이는 그들의 미래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고 성인은 어린이가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조혼은 여자어린이의 교육받을 권리를 뺏을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강간과 같은 심각한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시킨다. 또한 어린 여성이 준비되지 않은 채 결혼을 하여 임신하게 되면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해 사망할 가능성도 크고 성병 감염에도 취약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2017년 조혼방지법을 개정하였다. 결혼 가능한 연령으로 남성은 21세, 여성은 18세로 같지만 위 법을 어길 경우 처벌 수위가 달라졌다. 종전에는 조혼을 하는 경우 1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천타카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나, 개정법에 의하면 2년 이하의 징역과 10만타카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개정법에는 구법과 달리 특별한 경우에 부모의 동의가 있거나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혼 연령에 미달하더라도 혼인이 가능하다는 예외규정을 신설하여 방글라데시 정부는 사회 각계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미성년자인 여성이 임신을 한 후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성의 복지를 위해 위와 같은 예외 규정을 두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와 같은 예외 규정을 만들게 되면 오히려 결혼을 하기 위해 여성 어린이를 강간하여 임신케 하는 사태가 더 발생할 것이다. 여성 어린이는 강간을 당한 것만으로도 죽을 만큼의 고통을 받는 것인데, 이에 더하여 강간범과 결혼까지 해야 하는 결과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몇 년 전 국내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된 후 사회적으로 성폭력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졌다. 가해자 및 피해자들은 그 전까지 사회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그들이 하는 행동이 성폭력이나 성추행에 해당하는 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성교육 및 양성평등 사상을 교육함으로써 사회적인 인식 및 분위기를 전환하고 있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보인다.

조혼의 문제도 위와 같은 인식의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단순히 조혼을 하는 경우 처벌 수위를 조정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사회적인 풍습과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가족 내부에서부터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육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조혼의 실상을 알리고 어린이들에게 그들이 가지는 권리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추구하는 것과 같이 전 세계 어린이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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