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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07월 13일

[여성인권을 위한 투쟁] ① 인도 여성의 삶

[여성인권을 위한 투쟁] ① 인도 여성의 삶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사진=Mitchell Ng Liang an, Unsplash

[뉴스포픽=천찬희 기자] 또 한 명의 인도 여성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그녀는 재작년 12월 집단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로서 법원에 피해 증언을 하러 가던 중, 집단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남자와 그 친구들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들은 그녀를 흉기로 찌른 뒤 몸에 불을 질렀고, 그녀는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 졌지만 안타깝게도 하루만에 숨졌다.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성폭행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다. 위 사건도 집단 성폭행 혐의를 받던 한 명이 보석으로 풀려난 후 경찰 신고에 대해 보복하거나 그들의 범죄 입증을 막기 위해 저지른 것이다. 피해 여성은 지속적인 협박에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처럼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결국 피해자 및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여성 안전을 보장하도록 요구하였고 그와 관련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이 홀로 인도여행을 준비하면 십중팔구 듣는 소리가 “여자 혼자 여행하면 위험하지 않나요?”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 여행을 한 여성의 대부분이 길거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얘기한다. 2011년 국가범죄기록국은 인도에서 살인, 강간, 납치, 성희롱 등 여성 대상 범죄가 228,650건이 신고되었다고 발표하였고, 인도를 아프가니스탄, 콩고 민주공화국, 파키스탄에 이어 네 번째로 여성들에게 위험한 나라로 선정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도에서 발생한 성범죄가 유독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어떠한 것에 기반한 것일까? 단순히 인도 남자가 유별나게 성적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거나 성범죄의 DNA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도의 성범죄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적 차별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인도 사회의 뿌리깊은 가부장제 및 카스트 제도가 인도 여성들을 2등 시민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페미니스트 활동가 겸 세이프티 트러스트 설립자인 슈루티 카푸어 박사는 “인도에서는 어릴 때부터 남녀 차별을 내면화 한다.”며 여자 아이는 처음부터 복종하는 것을 배우고, 가정내에서의 아들과 딸의 요구는 부모에게 다르게 받아들여 진다.”고 강조했다.

어릴 때부터 여성 차별이 당연한 것으로 교육받고 일상 생황에서 실상을 목도하며 자란 인도 남성들은 인도 여성들의 인권에 대해 무감각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의 사람이라고 인식되지 못하는 순간 인도 여성들은 인도 남성들에게 한 낯 성관계의 도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인도 성범죄의 문제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도 기인한다. 카스트 제도는 1947년에 폐지되었다. 1950년에 제정된 인도 헌법에는 카스트 제도에서 가장 하층민으로 분류되는 불가촉천민인 달리트도 평등하게 대우받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뿌리깊은 관습은 여전히 인도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하층민일수록 인도 정부의 치안시스템 혜택을 받지 못하고, 그만큼 하층민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율도 높다. 하층민의 목소리는 상류층의 목소리보다 영향력이 적을 것이기 때문에 하층민을 대상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전무죄가 진리이고, 법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것이 정의였던 과거 우리 사회를 보는 것과 같다. 그때는 부정부패가 만연하였던 시절이고, 범죄자가 경찰에게 뇌물을 주고 풀려나는 것이 비일비재 하였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범죄가 은폐된 것도 많았다. 이처럼 국가 시스템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범죄율이 높을 수밖에 없고, 범죄 주요 대상은 신체적으로 약자인 여성이 된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아시아 여성들에게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에서도 더 이상 여성들이 무기력하게 성범죄에 당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와 달리 뉴델리에서는 성범죄 처벌에 인색한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도 자주 열리고 있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 오로지 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래된 가부장적 사회문화, 불공정한 치안 시스템, 뿌리 깊게 자리잡은 남녀 차별의식 및 카스트 제도 등의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국제적으로 인도가 ‘강간의 왕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좀 더 나아진 인도 여성의 삶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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