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요일, 03월 31일

‘N번방’ 사건과 신상공개

‘N번방’ 사건과 신상공개

Photo by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미성년자들이 포함된 여성들을 협박하여 성 착취 동영상 및 사진을 촬영케 한 뒤 이를 텔레그램 비밀방에서 돈을 받고 유포한 조주빈의 신상이 오늘 공개되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2010년부터 특정강력범죄사건처벌특례법(이하 ‘특강법’)에 따라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하고,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공개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들은 주로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자중 죄질이 나쁜 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최근에는 고유정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법’)에 의한 신상공개는 단 한 번도 없었고, 조주빈은 성폭법 위반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첫 피의자가 된 것입니다.

당초 위 사건이 공개된 이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N번방’을 운영한 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원글이 올라왔었고, 현재까지 300만이 넘는 사람이 동의를 하였기에 어느 정도 공개는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N번방’을 운영한 자 외에 돈을 주고 성 착취 제작물 등을 공유한 자들의 신상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의 글도 게시한 지 5일 만에 160만 명이 넘는 자가 동의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근거로 조주빈의 신상이 공개되었으며, 단순히 ‘N번방’에 들어가서 성 착취 제작물을 본 사람들의 신상도 공개할 수 있는지 및 성범죄 알림으로 알게 된 정보를 타인에게 알릴 수 있는 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박사방’ 운영자의 신상공개

성폭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 ①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의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다만, 피의자가 「청소년 보호법」 제2조제1호의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② 제1항에 따라 공개를 할 때에는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고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신상공개 여부는 피의자가 저지를 범죄행위의 심각성, 범죄사실의 소명 여부 및 공익성 등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사건의 경우 조주빈은 아직 제대로 된 의식이 갖추어 지지 않은 미성년자를 협박하여 그 들로 하여금 상상치도 못한 끔찍한 영상을 찍게 함으로써 성적착취 행위를 일삼은 것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피의자도 그 범행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지 않기에 범죄 소명도 어느정도 이루어졌으며, 이 사건에 많은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어 알 권리 보장 및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공익성도 인정되는 바,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공개 결정은 타당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시청자의 신상공개

위 성폭법 제25조에 의하면 피의자가 성폭력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며,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니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 시청자가 청소년이라면 일단 신상을 공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성폭법상 ‘성폭력범죄’는 대표적으로 강간, 강제추행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감음죄, 음란물 제작 배포 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의자가 구체적인 범죄행위를 실행해야만 그의 신상공개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 시청자의 경우에는 성 착취 제작물을 다운로드 하는 등 아동 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 소지한 자가 아닌 이상 성폭력범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성폭법에 근거한 신상공개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성범죄자 정보 공유시 처벌

아동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제34조(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신고) ③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신고자 등의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 그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나 자료를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65조(벌칙) ④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34조제3항을 위반하여 신고자 등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나 자료를 출판물에 게재하거나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한 자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편, 아동 청소년 대상으로 성매수 행위, 강간, 강제추행, 성매매 알선 등의 성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된 자에 대하여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라 합니다. 위 범죄자 신상은 여성가족부 및 법무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 어플리케이션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범죄자알림e의 정보를 함부로 타인에게 전송하였다면 형사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위 어플에 공개된 정보는 성범죄 우려가 있는 자를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범죄자 정보 공유의 목적이 어떠하든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성범죄자에 대한 명예훼손죄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A는 지인이 아동 성폭행범과 연락하고 지내는 것을 알게 되어 성범죄자 알림e 앱 화면을 찍어 지인에게 전송하였다가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악의적인 목적으로 성범죄자를 망신주기 위해 정보를 공유한 것이 아니라 지인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정보를 보낸 것까지 형사처벌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 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성범죄자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형사처벌 되는 것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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