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요일, 03월 31일

질주 멈춘 베트남 판 우버 '그랩'...법원은 택시 손을 들어줬다

질주 멈춘 베트남 판 우버 '그랩'...법원은 택시 손을 들어줬다

베트남 법원은 그랩이 "사실상 운송사업 영위해 택시회사에 타격 입혔다"며 한화 2억2천만원 배상 원심을 유지하기로 했다 / 사진 =Flickr

[뉴스포픽= 조예슬 기자] 모빌리티 혁신을 꿈꾼 벤처 1세대, '타다' 이재웅 대표가 소위 '타다 금지법'으로 쓸쓸하게 사퇴했다. 비슷한 일이 최근 베트남에서도 벌어졌다. 베트남의 승차 공유 업체 그랩(Grab)과 택시 업계의 소송전에서 그랩이 패배한 것이다.

베트남 법원은 승차 공유업체 그랩의 영업 행위가 부당하다며 베트남 최대 택시 업체 '비나선'에 승소 판결을 내린바 있다. 베트남 고등법원은 비나선의 영업 손실에 그랩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약 48억 동(약 20만 7천 달러)을 지불해야 한다는 원심을 고수했다.

지난 화요일 법원은 두 업체의 항소를 기각하고 최초의 판결을 확정 지었다. 법원은 "그랩의 운송 업체 시장 진입에 따른 비나선의 매출 손실을 정확히 구별하기 어렵다며 비나선의 소송을 전적으로 수용할 순 없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 베트남 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공유 경제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아니냐'라는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그랩, 견제에 맞불 싸움

한편 그랩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2012년부터 공유 차량 사업을 시작해 우버(Uber)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하여 동남아 1위 승차 공유업체로 도약한 바 있다. 그랩의 승승장구에 2018년 6월 비나선은 그랩이 교통 관련 법규를 위반해 운송시장에 혼란을 주고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비나선이 청구한 금액은 한화 약 21억 원에 해당한다.

작년 12월 베트남 법원은 비나선의 주장을 일부 인정해 그랩에 약 41억 동(한화 약 2억 2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그랩은 "기사와 승객을 연결해 줄뿐 실제 운송 사업을 하지 않는다"며 "비나선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베트남 재판부는 이번 항소 판결에서 지난 2016년 베트남 교통부는 운송업체와 승객을 '연결'하는 승차 호출 앱 사용을 허가했지만, 그랩은 실제 '운송 사업'을 하고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그랩이 차량 운임을 결정하고, 실제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여 사실상 운송 업체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재판부는 "그랩의 운송 시장 진입으로 소비자들은 혜택을 누렸지만 택시 업체 비나선은 매출 감소를 겪었다"고 밝혔다.

또한 베트남 법원은 그랩 운송 업체 역할 하면서도 베트남에는 기술 기업으로 등록되어 다른 택시 회사와 동일한 세율에 적용받지 않았고 운전자보험료도 납부할 필요가 없어 혜택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랩 측은 불만을 표하며 "법원은 이 사건을 심리할 관할권이 없으며 소송 범위를 넘는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새바람 일으킬 새로운 베트남 차량 승차 서비스 규정

한편 올해 1월부터 베트남은 4년간의 시범 프로그램을 마치고 택시와 승차 서비스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다. 4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법령 10/2020/ND-CP는 승차 공유업체는 운송 차량에 '계약 차량'이라는 라벨을 부착하도록 하고, 택시 사업자는 앞 유리에 표시등을 설치하거나 '택시'와 같은 자동차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랩은 "새로운 승차 서비스 규정 10령으로 모바일 차량 호출이 합법화되면서 비나선이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랩 측은 항소심 판결이 베트남 사업 및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랩 측은 또한 "우리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본권과 정당한 절차가 제공될 수 있도록 재청구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비나선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비나선은 청문회에서 손해배상 금액 480억 동 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장해 온 보상금을 전액 청구했다. 비나선은 앞서 410억 동 배상금은 2016년과 2017년 상반기의 손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나선은 2019년 470억 동의 이익을 내 매출이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편 그랩 말레이시아도 위기에 처했다.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은 지난 10일 그랩의 이의신청 기각했다. 그랩은 자사 운전자에 대해 제한 조항을 적용하여 경쟁법 위반했다는 혐의로 209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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