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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05월 30일

일본 내 100만에 달하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일본 내 100만에 달하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일본의 한 가정집 / 사진=Wikimedia Commons

[뉴스포픽=나하늬 기자] 한국의 젊은 세대는 한 번쯤 '히키코모리'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뜻의 일본어로 집 안에만 머무르며 사회와의 교류를 단절한 채 살아가는 사람을 이르는 단어다. 

최근 한국에서는 외출을 좋아하지 않고 집안에서만 머무는 사람들을 '집순이', '집돌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히키코모리와는 상당히 다르다. 히키코모리는 바깥세상에 대한 공포로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자체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성향을 보이며, 정신병리학적으로는 회피성 성격장애에 해당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히키코모리의 증가와 이로 인한 국가적 손실이 중대한 사회 문제로 거론됐다.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대부분 어떠한 계기로 이러한 상황의 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마침내 사회와의 교류를 재기하게 된다는 희망적인 내용이 많다. 실제로 히키코모리의 증가는 개인에게도 그리고 사회에도 큰 손실이다.

일본 내 현황

히키코모리가 일본의 사회문제로 부상한 것은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정신의학 전문가 사이토 타마키에 따르면 히키코모리는 70년대에 처음 보고되어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급증했다고 한다. 그는 80년대 중반의 시점에서 이미 이런 종류의 사례가 매우 흔한 일로 종종 진료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는 80년대 호황기를 지나 90년대 초반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며 '잃어버린 10년'을 맞았다. 90년대 일본은 한국의 지금 상황과 비슷한 '취업 빙하기'로 많은 청년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사회경제적 기반을 쌓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에 당시 히키코모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현재 일본 정부는 5년 단위로 히키코모리 관련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일본 내 15~39세의 히키코모리의 수는 54만 1,000명으로 2010년 7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대폭 줄었다. 그러나 집계 대상을 30대까지로 한정 지으며 중년의 히키코모리들을 사각지대로 내몬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는 최소 30년 이상 지속하여 온 문제이며, 한번 히키코모리가 되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힘들다는 특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처음엔 청년이었던 이들이 그대로 중년이 되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19년, 40~64세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하였고 추산 61만 3,000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중년 히키코모리의 숫자가 청년층의 것을 뛰어넘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국내 히키코모리는 총 115만 명으로 추산된다.

2015년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생산 가능 인구(15세~64세)는 7,592만 명이다. 즉 일본은 생산 가능 인구의 약 70분의 1이 히키코모리 상태이다. 이는 일본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히키코모리 1명에게 평생 소요되는 국가 예산은 15억으로 알려졌다.

8050 현상이란

통계 결과에서 보았듯이 현재 일본에서는 중년 히키코모리의 증가세가 심각하다. 이는 청년 히키코모리 문제보다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이들이 처음 사회와의 교류를 단절한 시점이 청년 때이고 그것이 중년이 될 때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어져 온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조사 결과에 의하면 처음 히키코모리를 시작한 연령은 20∼24세(34.7%)와 15~19세(30.6%)가 가장 많다. 그렇기에 중년층의 사회 복귀는 본질적으로 청년층보다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십 년간 자립능력이 없는 자녀의 부양을 지속해 온 부모들이 노화함으로써, 최근 50대 히키코모리 자녀를 돌보는 80대 부모를 뜻하는 '8050' 현상이 급격히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 부모가 노쇠하여 사망함으로써 남겨지는 중년의 히키코모리 자녀에 대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경제적 비용에 한정되지 않는다. 2019년 5월, 가와사키시에서 10년 이상 은둔 생활을 하고 있던 50대 남자가 동네에서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아동과 그 보호자들을 향해 무차별로 칼을 휘두른 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이를 히키코모리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사회적 단절이 오래 이어진 사람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이 사건에 이어 전 정치가인 80대 아버지가 히키코모리이던 50대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아들이 주변 주민과 트러블을 겪은 후 초등학교 운동회의 소음에 대해 살의를 나타낸 것에 위기감을 느낀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한 후 자수하였다. 그는 아들이 주위에 폐를 끼치게 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대책은

정신 의료 전문가는 히키코모리 상태의 장기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역시 가족관계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가족이 원인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일단 한번 상처를 받고 칩거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족이라고 하는 것은 환경 그 자체이다. 그러므로 그 가족과의 관계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전혀 경과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일차적으로는 가족과의 관계, 다음으로는 다시 한번 사회 진출의 기회를 얻는 것이다. 한번 도태되면 이유가 무엇이든 다시 기회를 얻기 어려운 사회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 있다. 

최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일본 정부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며 이러한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도 예산을 살펴보면 경력 단절자에 대한 지원책으로 1,990억을 책정했으며 이 중 히키코모리 지원에 관련된 '지역 서포트 센터'에 대해 530억의 예산을 배정했다. 

또한 후생 노동성은 최근 35~49세를 대상으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지원 자격은 '최근 1년 동안 정규직 노동자로 일한 적이 없으며, 2019년 12월 25일 이전 5년간 정규직으로 일한 기간이 1년 이하인 자'이다. 또한 향후 3년간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공무원 중도 채용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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