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01월 18일

취객이 주차장 입구에 있는 차를 옮긴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

취객이 주차장 입구에 있는 차를 옮긴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

Photo by why kei on Unsplash

최근에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취객이 많은데, 고객이 목적지에 도달한 뒤 차를 운전할 수 없는 것을 악용하여, 주차를 하는 댓가로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의 다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객이 추가비용을 거부할 경우 대리운전 기사는 주차를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가버리거나, 고객이 차를 주차하는 것을 휴대폰으로 찍어 경찰에 신고를 하곤 합니다.   

한편, 최근 대리기사가 주차장 입구에 놓고 간 자동차를 옮기려 운전한 취객에 대해 무죄를 판결한 하급심 판결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례

A는 지난 6월 혈중알콜농도 0.105%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본인의 차량을 약 2m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재판을 받았습니다. A는 재판에서 “대리운전기사가 차를 주차장 출입구에 세워두고 그냥 가버려서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될까봐 운전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형법

제22조(긴급피난) ①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위난을 피하지 못할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전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③전조 제2항과 제3항의 규정은 본조에 준용한다.

긴급피난이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A의 주장에 대해 담당 재판부는 “사건 발생 시장 출구는 그 폭이 차량 1대만 빠져나갈 수 있는 정도라 A의 차가 출구를 막고 있을 경우 다른 차량이 나갈 수 없게 된다"며 "실제로 A가 차를 옮겨 세운 후에 다른 차들이 출구를 이용해 통행하는 일도 있었다"면서 "A의 행위는 대리운전기사의 부적절한 주차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게 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19고정501 판결 참조).

운전을 할 수 없는 고객의 사정을 악용하여 고객이 차를 운전하는 것을 기다려 음주운전 신고를 하는 경우 자칫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증거없이 허위로 음주운전을 신고한 경우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대리운전기사는 고객에 대한 단순한 악감정만을 가지고 섣불리 음주운전 신고를 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위 하급심 판례는 향후 대리운전기사의 무분별한 음주운전 신고를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된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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