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01월 19일

민식이법 본회의 통과 논란

민식이법 본회의 통과 논란

Photo by 최광모 on wikimedia

지난 10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아동이 사망하는 경우 가해자에게 가중처벌을 하는 일명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위 개정안은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민식군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발의된 것입니다. 위 개정안의 원인 된 사건의 사고 차량은 사고 당시 23.6km로 주행 중이었고, 횡단보도 양 옆에 주차된 차량으로 시야가 가린 상태에서, 급히 차로로 뛰어든 아동을 친 것입니다. 

한편, 이를 두고 어린이 보호를 위한 법률이 통과됐다면서 찬성하는 입장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일부 개정안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다)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위 법률에 의하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운전자는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벌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얼마 전 만취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사망한 윤창호 군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에 의해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야기한 운전자에 대해 3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을 부과하도록 한 것과 동일한 법정형입니다. 음주운전의 경우에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함으로써 사고 유발의 가능성을 감수하려는 운전자의 고의가 포함되어 있기에 엄히 처벌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나, ‘민식이법’은 오로지 과실에 의해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 고의에 준한 법정형 부과는 ‘형벌 비례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위 개정안의 제안 이유는 교통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어린이 교통사고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정안의 입법 취지 논리라면 모든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해서 가중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즉, ‘민식이법’은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에도 반한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려는 취지는 공감하나, ‘민식이법’은 고의 범죄 처벌하는 법률에 비추어 그 형량이 너무 과도하게 정해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0 Comments

Add Comment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싱가포르 회사의 종류와 특징

싱가포르 회사의 종류와 특징

싱가포르는 1965년 8월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인구 약 550만 명의 도시국가입니다. 서울보다 조금 큰 면적을 가진 조그만 나라이지만 1967년부터 꾸준히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을 펼치면서 꾸준히 경제성장...

ICO와 법률쟁점

ICO와 법률쟁점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 과열과 사기 위험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ICO를 전면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IT기업들은 ICO를 장려하고 있는 싱가포르 및...

채권의 소멸시효

채권의 소멸시효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가끔 지인들의 금전 대여 부탁을 받곤 합니다. 그러한 부탁을 받으면 냉정하게 거절할 수 없어 돈을 빌려준 뒤 지인이 돈을 갚을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변제 기...

타인면허증 사진 제시와 공문서부정행사

타인면허증 사진 제시와 공문서부정행사

#사례 A는 과거에 여러차례 음주운전을 한 결과 면허가 취소가 된 상태에서 2017. 4. 경 본인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음주 단속에 걸려 경찰로부터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구 받았습니다. 그러자 A는 음주운...

취객이 주차장 입구에 있는 차를 옮긴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

취객이 주차장 입구에 있는 차를 옮긴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

최근에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취객이 많은데, 고객이 목적지에 도달한 뒤 차를 운전할 수 없는 것을 악용하여, 주차를 하는 댓가로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의 다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객이...

민식이법 본회의 통과 논란

민식이법 본회의 통과 논란

지난 10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아동이 사망하는 경우 가해자에게 가중처벌을 하는 일명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위 개정안은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민식군이 교통사고...

패스트트랙

패스트트랙

검 경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 수사처 신설안 등이 담겨있는 신속처리 대상안건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만으로 개정안 처리가 진행...

공수처 신설 법안 논란

공수처 신설 법안 논란

요즘 공수처 신설 법안과 관련하여 여야대립이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공수처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고위공직자들의 범죄 행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기관입니다. 이러한 공수처를 신설...

진술거부권

진술거부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변호인단을 통해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기소가 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카드를 대여했다면 무죄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카드를 대여했다면 무죄

전자금융거래법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③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8조에 따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