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01월 19일

진술거부권

진술거부권

대한민국 대검찰청 / 사진=Pectus Solentis, Wikimedia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변호인단을 통해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기소가 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조 전 장관의 진술거부권 행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힌 조 전 장관이 실제 검찰 수사에서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편,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진술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조 전 장관의 행위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조 ②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

1.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것

제283조의2(피고인의 진술거부권) ①피고인은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

진술거부권이란 형사소송법상 소송관계인이 신문 또는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즉, 대한민국 헌법 및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은 공판정에서의 각 신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의 진술을 들을 때는 미리 그 진술을 거부할 수 있음을 고지해야 합니다.

이처럼 진술거부권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를 받는 피의자 입장에서 함부로 그 권리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피의자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 수사기관에 잘못 보여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처분받을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할 가능성을 걱정하거나, 향후 기소가 되어 재판에 갔을 때 재판부가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다고 쉽사리 인정하여 재판 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리라는 염려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검찰이나 경찰의 조사는 피의자가 본인이 받는 범죄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므로 맹목적으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진술거부권은 일개 개인인 피의자에게 형사 재판에 있어 강력한 검찰 조직에 맞설 수 있도록 한 권리이므로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사안에서는 피의자가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재판부에서도 피고인이 단순히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양형을 산정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0 Comments

Add Comment

captcha
자동등록방지 숫자입력
싱가포르 회사의 종류와 특징

싱가포르 회사의 종류와 특징

싱가포르는 1965년 8월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인구 약 550만 명의 도시국가입니다. 서울보다 조금 큰 면적을 가진 조그만 나라이지만 1967년부터 꾸준히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을 펼치면서 꾸준히 경제성장...

ICO와 법률쟁점

ICO와 법률쟁점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 과열과 사기 위험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ICO를 전면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IT기업들은 ICO를 장려하고 있는 싱가포르 및...

채권의 소멸시효

채권의 소멸시효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가끔 지인들의 금전 대여 부탁을 받곤 합니다. 그러한 부탁을 받으면 냉정하게 거절할 수 없어 돈을 빌려준 뒤 지인이 돈을 갚을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변제 기...

타인면허증 사진 제시와 공문서부정행사

타인면허증 사진 제시와 공문서부정행사

#사례 A는 과거에 여러차례 음주운전을 한 결과 면허가 취소가 된 상태에서 2017. 4. 경 본인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음주 단속에 걸려 경찰로부터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구 받았습니다. 그러자 A는 음주운...

취객이 주차장 입구에 있는 차를 옮긴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

취객이 주차장 입구에 있는 차를 옮긴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

최근에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취객이 많은데, 고객이 목적지에 도달한 뒤 차를 운전할 수 없는 것을 악용하여, 주차를 하는 댓가로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대리운전 기사와 고객의 다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객이...

민식이법 본회의 통과 논란

민식이법 본회의 통과 논란

지난 10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아동이 사망하는 경우 가해자에게 가중처벌을 하는 일명 ’민식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위 개정안은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민식군이 교통사고...

패스트트랙

패스트트랙

검 경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 수사처 신설안 등이 담겨있는 신속처리 대상안건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만으로 개정안 처리가 진행...

공수처 신설 법안 논란

공수처 신설 법안 논란

요즘 공수처 신설 법안과 관련하여 여야대립이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공수처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고위공직자들의 범죄 행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기관입니다. 이러한 공수처를 신설...

진술거부권

진술거부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변호인단을 통해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기소가 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카드를 대여했다면 무죄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카드를 대여했다면 무죄

전자금융거래법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③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8조에 따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