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카드를 대여했다면 무죄

보이스피싱에 속아 현금카드를 대여했다면 무죄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③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8조에 따른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의 양도 또는 담보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제3호의 행위 및 이를 알선하는 행위는 제외한다)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제49조(벌칙)

④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제6조제3항제2호 또는 제3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한 자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한 자

위 전자금융거래법에 규정된 바와 같이 통장이나 체크카드 등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수단을 함부로 타인에게 넘겨주면 형사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양도나 대여는 보이스피싱 단체가 대출 알선 또는 취업 등을 미끼로 범행에 사용할 계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결국 통장 등을 양도 또는 대여한 자들은 보이스피싱 단체의 광고에 넘어가 의도치 않게 범죄인이 되거나 보이스피싱 범죄의 공범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한편, 최근 대출을 해주겠다는 보이스피싱 단체에 속아 신용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서류인 줄 알고 체크카드 등을 빌려준 사건에서 무죄판결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례

사업을 하는 A는 자금이 필요한 나머지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단체로부터 대출을 위해서는 신용도 확인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금카드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A는 보이스피싱 단체의 말을 믿고 그 단체에게 본인의 현금카드를 택배로 보낸 뒤 그 비밀번호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보이스피싱 단체는 A의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돈을 받은 뒤 현금카드를 이용하여 돈을 인출하였고, A는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접근매체를 대여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에 담당재판부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3항 2호는 '누구든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며 대가를 바라고 접근매체를 무분별하게 대여해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죄를 방지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이러한 규정 목적에 비춰봤을 때 해당 조항에서 막고자 하는 행위는 접근매체를 교부받는 사람이 이를 사용·수익하게 하는 의미의 대여를 하면서 이러한 대여에 따라 제공하는 돈이나 보수를 의미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보이스피싱 단체가 A에게서 현금카드를 건네받은 후 이용하려고 한 부분은 김씨의 신용도 확인 및 이자출금 정도인데, 신용도 확인은 대출을 받고자 하는 김씨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이익이 되는 행위이므로 보이스피싱 단체로부터 대가를 지급받을 만한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한 이 사건에서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향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형의 기대이익'인데 이는 신용에 문제 없음이 확인되는 경우에 한해 대출을 해주겠다는 의미에 불과할 뿐, 대출을 받을 이익이라는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형사10단독, 2019고단882 판결).

위 사례는 사실상 A도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러한 경우까지 전자금융거래법으로 처벌하기는 가혹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담당재판부가 위 사례에서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을 엄격하게 해석한 하여 판결한 점은 적절 하였다고 보여집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