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만진 것도 강제추행죄에 해당할까?

‘손’을 만진 것도 강제추행죄에 해당할까?

Photo by Jeremy Yap on Unsplash

#사례

A는 지난 해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 여직원인 B와 새벽에 술을 마시면서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B가 업무의 힘든 점이나 스트레스를 토로하자 B의 옆자리로 가서 그녀의 손을 주물렀습니다. B는 이를 불쾌하게 느껴 A에게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A가 계속해서 B의 손을 놓지 않았고, 이에 검찰은 A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담당 재판부는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행위 태양,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의 행태가 상대방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 행위여야 하고, 적어도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 등을 야기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성적 만족을 충족하려는 행태로 볼 만한 경향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A가 B의 손을 만진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손은 그 자체만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부위라고 보기 어렵고, A가 강제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B의 손을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A의 행위가 부적절한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크고 실제로 B에게 불쾌감을 준 점도 인정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B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19고합 153 판결).

한편, 비슷한 사안에서 강제 추행죄를 인정한 하급심 판례도 있습니다. 위 하급심 판례의 사실관계는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선배 의사가 후배 의사와 술을 마시다가 후배 의사가 잠이 들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면서 후배 의사의 머리를 만진 사안이었습니다. 위 재판부는 과거 선배 의사가 후배 의사의 가슴을 만진 거나 뒤에서 껴안은 전력이 있는 점 및 늦은 시각에 후배 의사 숙소에 침입하여 후배 의사를 폭행한 점 등을 들어 선배 의사가 후배 의사를 추행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이번 판결은 누가 봐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여성의 가슴이나 엉덩이와 같은 신체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강제 추행죄 성립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