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특집: 훈민정음 해례본 소유문제

한글날 특집: 훈민정음 해례본 소유문제

훈민정음 해례본 / 사진=Jocelyndurrey, 위키미디어

오늘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반포한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한글날입니다. 그런데 최근까지 한글창제 원리를 설명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반환여부를 두고 세상이 떠들썩 했습니다. 과거 간송 전형필이 훈민정음 해례본을 어렵게 구입하여, 후대를 위해 남겨주었으나, 최근 위 해례본 보다 보존상태가 좋고 표제와 주석이 더해진 해례본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해례본을 공개한 배익기씨와 원 소유주인 조용훈씨 사이에 해례본에 관한 소유권 분쟁이 발생하였고, 결국 법원은 조씨에게 소유권을 인정하였습니다. 이후 조씨는 위 해례본을 문화재청에 기증하였고, 현재 소유권은 문화재청에 있습니다.

한편, 배씨는 해례본을 꼭꼭 숨겨 놓은 채, 국가에게 이를 내어주는 대가로 1천억 원을 지급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배씨에 대해 강제집행할 수 있는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해례본의 실물을 확보할 수 없어 집행도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문화재보호법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① 국가지정문화재(국가무형문화재는 제외한다)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1. 제1항에 규정된 것 외의 지정문화재 또는 가지정문화재(건조물은 제외한다)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

만약 위 해례본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었다면 이를 은닉한 배씨를 처벌할 수도 있으나, 실물을 한번도 보지 못한 문화재청 입장에서는 가지정조차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결국 법적으로 배씨를 형사처벌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에 배씨가 자발적으로 해례본을 반납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문화재청 측에서는 10년이 넘는 동안 끈질기게 배씨를 설득하였지만, 배씨가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 해례본이 국민들에게 올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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