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에 절 거부와 이혼

차례상에 절 거부와 이혼

Photo by Geewon Jung on Pixabay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는 다른 때와 달리 그 기간이 짧아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대부분 추석 명절에 친지들을 오랜만에 만나 친목을 도모하였으나 일부 집안에서는 명절 때마다 싸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갈등의 요인 중에서 특히나 종교상의 문제로 차례상에 절을 하지 않는 것이 의외로 많이 보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종교상의 이유로 절을 거부하는 경우 이혼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사례

차례를 지내는 A와 교회의 목사 아버지를 둔 B가 결혼을 하였습니다. 추석이 되자 A의 부모는 B에게 차례를 지내러 가자고 하였고, B는 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로 거부를 하였습니다. A의 부모는 재차 B에게 절은 하지 않아도 되니 어른들에게 인사라도 드리라고 얘기하였으나, B는 위 제안도 거절하였습니다. 이후 AB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위 사건에 대해 담당재판부는 종교 문제로 부부가 다투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난 것으로 봐야 한다.”라며 A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종교 문제로 힘들 것을 예상하면서도 결혼한 책임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다라며 A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위 판례를 근거로 종교 때문에 제사를 거부하는 것이 모두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법원에서는 단순히 제사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이혼 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신앙심의 외부적인 실천행위가 혼인 및 가정생활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것일 경우에만 문제 된다.”라고 판단하기에 결국에는 신앙생활의 과도성이 이혼 사유 여부의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부부 중 한쪽의 신앙생활이 가정생활과 갈등을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과도하지 않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는 아니라는 겁입니다. 위 사례에서도 재판부는 단순히 B가 제사를 거부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이혼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미 부부관계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혼을 인정한 것입니다.

결국, 다른 종교를 가진 상대와 교제하고, 결혼하려는 사람들은 결혼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서로 존중하며 타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천찬희 변호사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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