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02월 23일

기부로 운영되는 호찌민의 채식 뷔페

기부로 운영되는 호찌민의 채식 뷔페

베트남 호찌민 1군 중심가의 채식 뷔페 '만뚜 비건(Mãn Tự Vegan)' / ⓒ유영준


베트남 호찌민 1군 중심가에는 조금 특이한 채식 뷔페가 있다. '만뚜(Mãn Tự)' 라는 곳에서 운영하는 채식 뷔페인데, 기부로 운영된다. 지인과 함께 정말 기부로 운영되는 곳인지 확인하고 싶어 방문했는데, 도착한 곳은 호찌민의 상징 비텍스코 타워 근처의 한 허름한 건물 안쪽이었다. 밖에서는 그 존재를 알기 어렵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야 찾을 수 있다. 구글맵을 보고 찾아간 뒤에, 근처 오토바이를 관리하는 경비에게 물으면 바로 안내받을 수 있다. 

점심시간인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가서 그런지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공짜 밥이라 사람이 많은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문 앞에서 한 분이 우리를 제지했다. 그리고 15만 동(약 7천 원)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 분명 기부라고 했는데? 


인 당 15만 동을 내야 한다는 안내문 / ⓒ유영준


베트남어가 유창한 지인이 물어보니 기본적으로는 금액에 상관없이 기부하고 먹으면 되지만 특정 날짜에는 돈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음력으로 14, 15, 29, 30일에는 15만 동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내일 오면 기부만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어차피 왔는데 다시 돌아가기도 그렇고, 좋은 일 한다는 셈 치고 15만 동을 내고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돈을 내야 하는데도 사람들로 꽉 차서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채식임에도 음식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 ⓒ유영준

과일 및 케이크 등 디저트류도 있다. / ⓒ유영준

고기는 물론 계란이나 해산물도 전혀 찾을 수 없다. / ⓒ유영준


생각보다 놀랐다. 정말 음식의 종류도 많았고, 심지어 디저트와 과일도 있었다. 이 정도 수준이 평소에는 기부만으로 운영된다니 놀랄 노자였다. 같이 온 지인도 놀랐다. 채식 뷔페답게 고기는 일절 없었고 계란이나 해산물 역시 없었다. 오로지 채식이었다. 나는 접시에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다 담아보았다. 너무 많아서 다 먹기도 힘들 거 같았다. 


발 디딜 틈 없는 식당 내부의 모습 / ⓒ유영준

점심시간이라 앉을 자리가 부족했다. / ⓒ유영준

식사 장소가 두 군데로 나뉘어 있어 이동했다. / ⓒ유영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식사 장소는 크게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는데, 우리는 바로 옆의 두 번째 장소로 이동해서 밥을 먹었다. 거기에도 자리가 없어서 겨우겨우 자리를 만들어 앉을 수 있었다. 주위엔 베트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서양인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다양하면서도 수준 높고 담백한 음식들이었다. / ⓒ유영준


맛있다. 정말이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향신료나 고수 맛도 덜하고, 베트남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할까. 게다가 종류도 정말 많아서 골라 먹는 재미도 있었다. 이름 모를 국도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짜지 않고 담백해서 맛있게 먹었다. 지인은 몇 접시를 더 먹었다. 

우리가 외국인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먹던 중 이곳에 일하는 분이 유창한 영어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여기서 맛있고 행복하게 먹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자주 놀러 오라고 했다. 채식의 기쁨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밥을 잘 먹고 나왔다. 15만 동어치 값은 충분히 하는 곳이었다. 그 이상이랄까. 너무 붐비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내 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은 일에 동참한 기분이었다. 베트남에서 생활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Nhà Hàng Chay Quận 1 Mãn Tự Vegan

14/2 Tôn Thất Đạm, Phường Nguyễn Thái Bình, Quận 1, Hồ Chí Minh

점심 : 오전 11시 ~ 오후 2시 

저녁: 오후 6시 ~ 오후 9시 

비용: 기부로 운영. 단, 한 달에 4일은 15만 동(14, 15, 29, 30일) 


크리에이터 유영준 / [email protected]

2016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처음 왔습니다. 호찌민의 한국 회사에서 일했고 현재 호찌민에서 베트남의 산업과 트렌드 및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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