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에서 만난 북카페와 독서 모임

호찌민에서 만난 북카페와 독서 모임

호찌민의 한인타운 푸미홍에 있는 북카페 자작나무숲 정문 / ⓒ유영준


호찌민 푸미흥은 한인들이 밀집해서 모여 사는 한인타운이다. 이곳에 가면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한국이 그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식당과 가게들이 한국 관련 제품들을 팔고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베트남에 왔을 때도 계속 책을 읽었다.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때보다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제한적이었다. 전자서적도 대안이었지만 역시 넘기는 맛이 있는 종이책이 더 손에 잡혔다. 베트남에서 한국 책을 만날 수 없을까 해서 찾아보다 만나게 된 자작나무 숲 북카페. 푸미흥 스카이가든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자작나무숲 내부. 오른쪽에 2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 / ⓒ유영준

 


북카페는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음료를 주문하면 카페 내의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일정 보증금을 내면 5일 정도 대출도 가능하다. 이곳은 커피 말고도 특별한 차들을 마실 수 있어서 여기만 오면 꼭 차를 시킨다. 매번 차 종류가 달라지므로 다음 차는 무엇일까 기대되기도 한다. 커피는 보통 5만 동(약 2,500원), 차는 7만 동(약 3,500원) 정도에 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부문별 책 분류가 아쉽기는 하지만 2,000여 권의 방대한 서적을 갖추고 있다. / ⓒ유영준


북카페라는 이름의 카페들은 매우 많다. 다만 많은 카페가 이름만 북카페일 뿐, 인테리어를 책으로 해놓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알맹이가 없다고 해야 하나... 북카페까지 가서는 내가 들고 간 책을 읽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곳은 정말 책이 많았다. 어림짐작해도 2,000권 이상은 되어 보인다. 책 분류가 되어있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책을 꼼꼼히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다. 다만, 조금은 찾기 쉽게 정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매월 신간 도서를 따로 비치하는 곳 / ⓒ유영준

다만 신간은 대출이 제한된다. / ⓒ유영준


매달 신간 도서는 이렇게 따로 전시해 놓고 있는데, 대출은 안 된다고 한다. 신간은 카페 주인이 매번 한국에서 엄선하여 공수한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서적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운데, 다행히 이곳은 정말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많이 있다. 주인분의 책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단순히 분위기를 위한 책 전시가 아니라 책을 사랑해서 카페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정 장르를 가리지도 않고, 최신 베스트셀러만 비치하지도 않는다. 오래된 책부터 최신 인기도서까지 다양하게 소개하니 나 같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다. 특히 한국 책을 접하기 어려운 해외에서 이 얼마나 아름다운 오아시스인지! 


차 한잔, 커피 한잔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꼭 필요한 부분은 필사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 ⓒ유영준

2층에 올라가 내려다본 모습 / ⓒ유영준


2층에서 바라본 북카페 서재. 정리정돈은 안 되어있지만, 뭐랄까 '책 덕후'의 서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 내 책도 한 권 기부했다. 이 서재가 더 풍성해져서 호찌민에서 대표되는 북카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만난 세기의 작가들 / ⓒ유영준

2층은 좀 더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 ⓒ유영준

1층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다. / ⓒ유영준

2층에는 어린이 도서와 만화책도 일부 비치되어 있다. / ⓒ유영준

자작나무숲 독서 모임에 모인 회원들 / ⓒ유영준


이곳에서 독서 모임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올해 5월부터 참가하고 있다. 고전부터 역사, 소설, 경영서까지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두루 열렸다. 독서 모임과 지적 대화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데, 북카페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들을 만나 영광이었다. 7월에는 내가 선정한 "김영하 - 여행의 이유"와 "생각노트 - 도쿄의 디테일"을 독서 모임을 통해 진행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 북카페에서 어떠한 금전적 후원도 받지 않았다. 4월부터 북카페를 드나들면서 독서 모임에도 참가하며 순수한 응원을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지금은 독서 모임 회원들도 늘어나서 20명을 넘었고, 북카페도 점점 많은 사람이 찾는 것 같다. 

베트남 호찌민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좋은 문화생활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이 책 읽는 재미를 느끼기 바란다. 베트남에 오시면 자작나무 북카페로 오세요! 우리 같이 책 이야기 나누어요!


크리에이터 유영준 / [email protected]

2016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처음 왔습니다. 호찌민의 한국 회사에서 일했고 현재 호찌민에서 베트남의 산업과 트렌드 및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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