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일, 01월 22일

베트남 즉흥 여행 - 역사의 도시, 후에 ①

베트남 즉흥 여행 - 역사의 도시, 후에 ①

호스텔 근처의 '흐엉강(Sông Hương, perfume river)' / ⓒ유영준

나와 B형님은 즉흥적으로 후에(Hue) 여행을 결정했고, 2일 전에 숙소와 비행기를 예약했다. 평소에는 나무늘보처럼 늘어져 있던 두 사람이지만, 충동적인 결정에서는 매우 빠른 실행력을 보였다. 그렇게 불현듯 여행이 결정되고 후에로 가기 위해 공항을 향했다.

우리가 탔던 비엣젯 / ⓒ유영준

베트남에서 가장 저렴한 저가 항공사 '비엣젯(VietJet)'을 타고 갔다. 무슨 일인지 지연 없이 정시에 탑승을 시작해서 적잖이 놀랐다. 지연이 너무 자주 되어서 오히려 지연 안 되면 더 불안한 비엣젯인데 말이다. 

후에 시내로 가는 버스 / ⓒ유영준

지도를 보니 공항은 후에 시내와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택시나 그랩을 타고 이동을 해야 했다. 그런데 몇몇 베트남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타는 것을 보고 우리도 따라 탔다. 후에 시내까지 가는 버스라고 했다. 택시를 탔다면 15만 동에서 20만 동 정도 나올 거리를, 1명당 1만 5천 동의 저렴한 가격에 후에 시내까지 갈 수 있었다. 물론, 어디에 내려주는지 몰라서 불안하기는 했다.

베트남 오토바이 택시 '쎄옴'을 홍보하는 기사들 / ⓒ유영준

버스는 중간중간 내리면서 갔다. 나와 B형은 조금 불안했지만, 구글 지도를 확인하며 가고 있었기 때문에 여차하면 기사에게 내려달라고 하려 했다. 다행히 종점이 후에 시내였고, 우리는 많은 쎄옴 기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버스에서 다시 이동할 수단이 필요하니 쎄옴 기사들이 몸싸움을 하면서 손님들을 유치하려 경쟁 중이었다. 

정류장은 '빈콤 후에' 앞에 정차했고 다행히도 숙소는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더운 날씨라서 그랩을 불렀다. 후에는 그랩이 서비스 안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서비스 중이었다. 최근에 후에도 서비스 지역으로 확대가 된 모양이다.

하루 9000원에 머물렀던 'Amy2 Hostel' / ⓒ유영준

10인실 방의 침대 / ⓒ유영준

우리가 머물렀던 호스텔은 'Amy2 Hostel'. 착한 가격에 얼른 예약했다. 10인실 방이었지만 침대도 넓고 깨끗했고 개인 전등과 커튼도 있었다. 샤워실이 조금 열악했지만 다른 시설들은 매우 훌륭했다. 아무것도 계획하고 오지 않았던 터라 리셉션 직원이 유명 맛집 등 관광할 만한 곳들을 추천해주었다.

호스텔에서 빌린 오토바이 / ⓒ유영준

후에에서 오토바이를 타보기로 계획했던 터라 호스텔에서 오토바이를 하루 10만 동에 빌렸다. 후에는 차나 오토바이가 적어서 초보자라도 조심하면 얼마든지 타기 좋은 곳이었다. 오토바이를 빌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움직였다. 

후에 전통 식당 'Quan Hanh' / ⓒ유영준

호스텔 직원이 소개해준 추천 맛집 'Quan Hanh'. 이곳에서 '넴 루이(Nem Lui)'를 꼭 먹어보라는 추천을 듣고 오토바이를 몰고 가보았다. 최대한 후에 전통음식을 다 먹고 오자고 결심했던 터라, 이것저것 다 시켜보았다. 

베트남 소시지 '넴 루이' / ⓒ유영준

베트남 빈대떡 '반 콰이' / ⓒ유영준

반쎄오 비슷하게 생긴 것이 '반 콰이(Banh Khoai)'다. 쌀 반죽에 새우랑 고기, 숙주, 채소들을 넣어서 부쳤다. 바삭바삭해서 씹는 맛이 일품이다. 곁들여 나오는 땅콩 소스를 같이 먹으면 더욱 좋다. 베트남 음식은 분짜가 그렇듯, 항상 소스가 큰 몫을 해낸다. 다만, 크기가 작아서 2인 식사일 경우 두 개를 시켜 먹는 것을 추천한다. 하나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넴 루이(Nem Lui)'는 위 사진의 소시지이다. 레몬그라스에 꽂혀 있는데 그래서 레몬 향이 솔솔 난다. 꼬치를 쏙 빼서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채소를 넣어서 돌돌 말아 먹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후에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던 음식. 강력히 추천한다.

베트남 볶음밥 / ⓒ유영준

볶음밥과 후에 지역 맥주인 후다(Huda)를 함께 마셨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음식점이라 가격이 싼 편은 아니었지만, 맛은 확실히 있었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난 뒤, 뜨거운 오후 햇빛을 피해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갑작스러운 소나기 / ⓒ유영준

커피 한잔하고 오후에 다시 오토바이로 후에를 돌아보려 했는데, 2시부터 먹구름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더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엄청나게 내리는 비로 인해서 하루의 일정이 모두 취소될 위기였다. 그렇게 후에 첫날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빈둥거리며 보내려나 싶었는데 B형님이 갑자기 우비를 입었다. 

"야, 비 와도 그냥 둘러보자." 

4시가 넘어가면서 빗줄기가 약해졌기 때문에 비가 와도 그냥 오토바이 타고 둘러보자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내기 아까워 우비를 입고 따라나섰다.

비를 맞으며 달린 오토바이 / ⓒ유영준

우비를 입고 운전하는 후에 주민들 / ⓒ유영준

비 오는 데다가 초행길이라 조심하면서 운전을 했다. 그래서 주변 풍경들을 세심히 관찰하지 못했지만, 비 오는 후에를 오토바이로 돌아볼 수 있어서 특별한 경험이었다. 우비를 쓰고 가는 사람들,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이나 인력거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 비에 젖은 후에 왕궁들은 비가 오는 날에 밖에 나간 자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크리에이터 유영준 / [email protected]

2016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처음 왔습니다. 호찌민의 한국 회사에서 일을 했고 현재 호찌민에서 베트남의 산업과 트렌드 및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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