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경제 문제 타개 위해 추경투입-통화완화 필요"

IMF "한국경제 문제 타개 위해 추경투입-통화완화 필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가 최근 겪고 있는 성장 둔화와 일자리 문제, 가계부채 비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확장적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IMF 미션단은 12일 오후 3시 정부정기 연례협의(Article IV Consultation)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 경제 문제 타개위해, 정책 조치 필요

IMF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이 기본적으로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Tarhan Feyzioglu) 미션단장은 "한국은 숙련된 노동력, 탄탄한 제조업 기반, 안정적인 금융시스템, 낮은 공공부채,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국민소득이 최근 3만달러를 넘어섰다"며 "이는 한국의 우수한 공공기관과 전반적으로 신중한 거시경제 관리에 대한 증거"라고 했다.

 

그러나 타르한 단장은 곧바로 최근 한국경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어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같은 진단과 관련해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개방된 경제 국가 중 하나로 외부 요인으로부터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수출 둔화 등 부정적인 소식들이 많이 들리고 있으며 투자도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IMF는 투자와 세계 교역이 축소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은 데다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 창출도 부진하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부정적인 인구 변화로 생산성은 계속해서 둔화된다. 양극화와 불평등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도 상당하다는 진단이다.

 

이같은 성장 둔화 국면에서 IMF는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통해 경제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르한 단장은 "지금이야말로 정부 당국이 정책 조치들을 통해 성장을 지원하는 노력을 할 수 있는 때"라며 "대규모 추경을 강력히 권고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결국 상당한 규모의 추경을 진행함으로써 더욱 확장적인 재정 기조를 펼치라는 조언이다. 타르한 단장은 "대규모 추경이 뒷받침돼야 한국 정부가 목표로 내놓은 2.6~2.7% 성장이 가능하다"며 "(추경의 규모는) 국가총생산(GDP)의 0.5%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타르한 단장은 "한국 정부가 현재 생각하는 지출 규모에 덧붙여 더 지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지난 3년간 수입 규모가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걷힌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상당한 추경도입 필요... 52시간 근무제 지지

IMF는 추경이 포용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타르한 단장은 "성장을 촉진 시키면서도 사회 안전망 확충에 사용될 수 있는 곳에 집행돼야 한다"고 했다. IMF는 사회 안전망 확충과 관련해 '유연안전성(flexicurity)' 개념을 특히 강조하면서 이것이 "한국에 굉장히 잘 맞는 모델"이 될 수 있다며 노동시장 정책의 근간으로 채택돼야 한다고 했다.

 

유연안전성이란 유연성(Flexibility)과 안전성(Security)이 조합된 용어로, 노사관계의 유연성과 함께 취약계층의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을 말한다.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체계화된 후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됐다.

 

타르한 단장은 이 개념에 대해 "일자리가 아닌 노동자에 대한 보호"라며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노동자에 대해 고용 보장이 아니라 더 잘 맞는, 또는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일자리를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과 일자리 공백기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의 확충, 구직을 위한 선제적인 제공을 하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IMF는 고용보호법률의 유연성을 높이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늘리는 등의 조치를 제안했다.

 

이 맥락에서 IMF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책이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서 통화정책도 확실하게 완화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션단은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문제가 될 정도의 심각한 자본 유출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예측했다. 타르한 단장은 이와 관련해 "굉장히 유연한 환율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에 다른 나라의 금리 상황과는 독립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금리 인하가 필요한지와 관련해서는 "하루아침에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은행에서 더 자세히 검토하고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미션단은 무엇보다 가계부채 상황과 관련해 한국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거시건전성 조치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르한 단장은 "정부 당국이 우수한 거시건전성 조치를 이행하고 있고, 규제 차익 가능성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최대한 축소하거나 없애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과도한 가계부채에 대한 대응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다른 국가에 대해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달 말 처음으로 한국 정부가 외환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데 대해선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데이터가 공개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션단은 이밖에 서비스 산업 규제 완화를 포함한 구조개혁도 꾸준히 이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고안이 한국 경제 상황이 좋다고 평가했던 2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미션단은 "한국 정부가 당시의 제안들을 취하지 않아 올해 재차 유사한 내용으로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당국이 우리의 제언을 받아들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제 성장을 지원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션단의 잠정적 발견 사항으로 IMF 이사회(Executive Board)의 견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례협의의 잠정적 발견 사항에 기초해 협의단은 보고서를 작성하고 경영진의 승인을 얻는 과정을 거친다. 해당 보고서는 IMF 이사회에 상정돼 논의 및 결정에 이르게 된다.

0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