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끌고 다녀온 무계획 무이네(Mui Ne) ①

판티엣에서 무이네로 가는 해안도로 / ⓒ유영준

 

4월 27일부터 5월 1일까지 무려 5일 동안 베트남 휴일이었다. 나와 함께 사는 형님이랑 휴일 동안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2박 3일로 무이네를 다녀오는 것으로 정하였다. 차를 끌고 가기에 적당한 거리에 있는 곳이 무이네였기 때문이다. 형님 차를 타고 무계획으로 가는 여행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실제로 숙박만 예약하고 가서 무엇을 할지 어디서 무엇을 먹을지는 하나도 정하지 않고 그냥 차에 올라타고 출발했다. 원래 미리 찾아보고 가는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그냥 쉬러 가고 싶었기에 무계획 여행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4월 28일 아침, 무이네로 출발 / ⓒ유영준

4월 28일 아침 10시. 집에서 형님 차를 타고 출발했다. 날씨가 약간 흐린 게 비가 올 것 같았다. 5월이 되면서 우기가 시작될 무렵인지라 언제 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였다. 고속도로는 막히고 있다는 구글 도로 사정을 확인해서 이번에는 국도로 가기로 했다. 버스가 아닌 차로 가니 베트남의 국도가 눈에 들어왔다. 실제로 호찌민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전혀 발전되지 않은 지역들을 볼 수 있다. 하노이까지 이어지는 국도를 타고 갔다. 

 

가는 길에 발견한 쌀국수 식당 / ⓒ유영준

생각보다 비쌌던 쌀국수 / ⓒ유영준

외국인은 호구

점심쯤이 되어 길가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쌀국수를 시켜 먹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식당이었고, 영어는 전혀 통하지 않는 곳인 데다 외국인은 1도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쌀국수의 맛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고 점심을 맛있게 먹고 계산을 하려고 가격을 물어보았다. 

"2그릇에 10만 동" 

순간 귀를 의심했다. 1그릇에 5만 동? 여기가 호찌민 1군이라면 적당한 가격이지만 우리가 먹은 곳은 호찌민과 무이네 중간 어디쯤 지역이다. 보통 2~3만 동정도 하는 쌀국수를 거의 2배 가격을 부르고 있었다. 화가 났지만, 미리 물어보지 못한 우리 잘못이다. 어디에도 가격이 쓰여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사람들이랑 언성을 높여보았자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냥 달라는 대로 주고 나왔다. 무계획 여행 시작부터 불안하다. 

4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예상과는 다르게 2차선 국도는 속도를 낼 수 없었고, 결국 무이네에 도착하니 6시간이 지난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마리암 게스트하우스 / ⓒ유영준

게스트하우스 내부 카페 / ⓒ유영준

투숙객들만 이용 가능한 해변 / ⓒ유영준

마리암 게스트하우스 객실 내부 / ⓒ유영준

마리암 게스트하우스

무이네를 즉흥 무계획으로 가다 보니 여행 하루 전날 숙소를 구해야 했다. 황금 휴일인 데다 베트남에서 유명한 휴양지이다 보니 남은 숙소가 많지 않았고, 가격대도 높은 수준이었다. 그나마 적당한 선에서 숙소를 구했는데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과 다르게 1인실 별도 룸으로 이루어진 리조트 느낌이었다. 프라이빗 비치도 있어서 투숙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해변도 갖추고 있었다. 남자 둘이서 2박하기에는 충분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와이파이 연결이 잘 안 된 것이 아쉬웠다.

해변에서 커피 한잔 / ⓒ유영준

내부 식당 / ⓒ유영준

주로 아침과 밤에는 해변에서 커피 한잔하며 파도 소리를 들었다. 가지고 온 책을 읽기도 하고 함께 온 형님과 수다를 떨기도 했고,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기도 하였다. 2박 3일 동안 아침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푹 쉬었다. 무계획 힐링 여행이었기 때문에 무엇을 하려고 하기보다 무엇을 안 하려고 했다. 항상 무언가를 바쁘게 하고 있던 우리에게 모처럼 몸과 마음에 온전히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보케 거리의 해산물 식당 'Bo ke Mui Ne 888'  / ⓒ유영준

6가지 음식과 맥주에도 5만 원이  넘지 않았다. / ⓒ유영준

보케 거리 해산물

무이네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라면 보케 거리일 것이다. 수많은 해산물 집들이 여기에 밀집해 있다. 해산물의 경우 그날 시세에 따라 가격이 다른 데다 흥정을 해야 해서 관광객들 입장에서 골치가 아프다. 우리도 그랬다. '보케 거리로 가자!' 만 입력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서너 군데 해산물 집에 가서 먹고 싶던 음식들의 시세를 물어보았다. 제각기 다 다른 가격. 게다가 유명 맛집으로 보이는 곳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데 다른 곳보다 유독 가격이 비쌌다. 그중에 가장 적당한 가격을 부른 곳으로 들어갔다. 음식을 6가지 정도 시키고 맥주를 시켜서 밤이 드리워지는 무이네 바다와 함께 해산물을 즐겼다. 배불리 먹었는데도 100만 동(약 5만 원)이 채 넘지 않았다. 보케 거리에 온다면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가격대를 알아보고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이네의 명물 '신바드 케밥' / ⓒ유영준

신바드 케밥. 왼쪽이 스몰 사이즈, 오른쪽은 빅 사이즈다. / ⓒ유영준

사이공 스페셜 / ⓒ유영준

신바드 케밥

무이네 명물이라는 케밥 집. 나는 몰랐는데 형님이 블로그에서 본 적 있다고 가보자고 해서 가보았던 곳. 스몰 사이즈와 빅사이즈가 있던데 스몰 사이즈만 해도 충분히 배부를 수 있는 양. 이미 해산물을 많이 먹고 온 터라 스몰 사이즈를 시켜 먹었다. 맥주가 빠질 수가 없지. 사이공 스페셜 한 병 시켜서 먹었다. 개인적으로 매우 맛있게 먹었다. 유럽여행 때 돈이 없어 케밥을 주로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베트남에서 케밥은 비싼 음식 대접받고 있었다. 마지막 날 집에 돌아갈 때 점심으로 먹으려고 테이크 아웃으로 한 번 더 먹었다. 무조건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무이네 와서 한 번 들러서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크리에이터 유영준 / [email protected]

2016년 12월에 베트남 호찌민에 처음 왔습니다. 호치민의 한국 회사에서 일을 했고 현재 호찌민에서 베트남의 산업과 트렌드 및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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