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밀어내는 무인시스템…'독일까 약일까'

2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B게이트. 부모 손을 놓은 어린이들이 무리를 지어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무리를 이끄는 '선봉장'이 있다. "어라? 저건 로봇이잖아?" 아이들을 따라 몇 걸음 걷자 돌연 로봇이 멈춰섰다. 180도 고개를 돌리더니 이렇게 소리를 냈다. "따라오고 계신가요? 저를 놓치지 마세요."

어린아이보단 크고 성인보단 작은 그의 이름은 '에어스타', 길 안내 키오스크(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하여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다. 셀프 체크인 카운터와 셀프 스마트 백드롭(자동화 기기를 통해 스스로 수하물을 맡기는 서비스)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이 로봇은 공항 직원을 대신해 다양한 정보를 안내하고 4개 국어를 사용해 외국인의 편의를 제공하며 시즌별 기념카드도 선물해준다.

'로봇이 탄 커피 드셔보세요' 이목을 끄는 문구와 독특한 형태의 기계, 흡사 사람 팔처럼 생긴 이 로봇의 이름은 '비트'로 커피 전문점의 바리스타다. 애플리케이션이나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비트가 직접 원두를 내리고 음료를 제조한다. 시원한 음료와 라떼는 물론 초콜릿 음료도 알아서 척척 제조한다.

입장부터 계산까지 모든 것이 셀프인 24시 무인 편의점도 있다. 이곳을 찾은 손님은 원하는 물건을 고른 후 스스로 바코드를 찍고 계산을 한다. 물건을 찾는 것도 음식을 데우는 것도 각자의 몫이다.

사실 키오스크는 이미 우리 주위에 익숙하게 자리해 있다. 현금자동지급기(ATM)나 지하철 표 발권기가 그 예다.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점 무인결제주문기를 중심으로 세탁소 코인 빨래방, 음식점 무인주문시스템, 공공기관 무인민원발급기 등 다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키오스크는 인건비에 비해 임대료도 낮고 편리하므로 무인화의 인기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다만 무인화의 확대가 최저 임금 인상의 그늘이라는 점에서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한 음식점 사장은 키오스크 도입을 고려하는 이유로 '직원을 쓸 여유가 없어서'를 꼽았다. 실제 키오스크가 설치된 매장에는 직원이 없거나 한두 명이 고작이었다. 더 있더라도 음식을 만들거나 매장 청소, 물품 관리, 배달만 할 뿐이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46개국 800여 개 직업 유형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 노동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어디까지나 예측이지만 무인화의 발전이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빠르게 변하는 무인화 시대, 키오스크의 보급으로 높아진 편리성만큼 일자리 확보를 위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Read Previous

날아라 문성민

Read Next

'미안, 공인줄 알았어'

0 Comments